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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암 정일상]영혼의 동반자
 
함양신문 기사입력  2020/03/09 [09:50] ⓒ 함양신문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   청암 정일상 시인.수필가 본지 논설위원   함양신문

이 세상에 자기를 이해하고 함께할 동반자가 몇이나 되나요. 가령 “그 사람과 함께 있으면 왠지 마음이 즐거워” “그 사람이 옆에 있으면 차분해지고 편안해” “몇 시간이나 대화를 나누어도 전혀 싫증나지 않아” “그 사람이 곁에 없으면 허전해” “함께 있으면 긍정적이고, 적극적이며, 정열이 불타올라 꿈과 희망이 샘솟는 기분이야!”

 

이 정도라면 사랑한다거나 좋아하는 차원을 넘어 본능적으로 서로를 원하는 상태 가 아닐까 싶다. 우리는 이것을 운명적인 만남이라 할 수 있다. 요즘 눈길을 끄는 ‘만남’과 관련한 책들은 모두 ‘운명적 만남’을 강조하고 있다. ‘소울 메이트를 찾아라.’의 저자 리처드 웹스터는 “이 세상에는 70억에 가까운 인구가 있다. 영혼의 동반자(소울메이트)를 만날 기회는 얼마든지 많다”고 했다.

 

거기에다가 영혼의 동반자는 평생 한 명도 아니고 여러 명일 수 있다는 것이다. ‘운명적인 사람은 있다’의 저자 우에니시 아키라는 느낌이 통하고, 인생관이나 장래 희망이 비슷하며, 우연의 일치가 많고, 서로 사랑하고 아끼며, 만나면 만날수록 운이 트이는 사람, 그리고 때로는 좋은 라이벌이 되기도 하는 사람이 바로 운명적인 사람이라고 말하고 있다.

 

 여기서 운명적 만남의 상대가 반드시 이성일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결혼하기 싫다는 새빨간 거짓말’이라는 책은 결혼정보회사인 ‘듀오’의 커플매니저들이 쓴 책으로 목적은 최고의 결혼 상대자를 발견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라고 한다.

 

이 책의 기저에는 분명 ‘운명론’이 깔려 있다. 이 책에서도 영혼의 동반자는 윤회(輪廻) · 전생(轉生) · 환생(還生) 등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영혼의 동반자를 찾는 내용이다. 아랍어 ‘라피끄 (Rafik)’도 영어의 ‘쏘울메이트’와 같은 뜻이라고 적고 있다.

 

한번은 영국의 한 신문사에서 퀴즈를 냈다. ‘런던에서 맨체스터로 가장 빨리 가는 방법은 무엇인가?’였다. 두둑한 상금 욕심에 많은 사람이 응모에 나섰다. 물리학자, 수학자, 설계사, 회사원, 학생들이 저마다 기발한 해답을 제시했다.

 

하지만 수많은 경쟁자를 제치고 1등을 차지한 답안은 <좋은 친구와 함께 가는 것>이었다. 사람의 인생길은 어디로 가도 종착역 까지는 우리가 생각하기 보다는 훨씬 멀고 험난하다. 비바람이 불고 천둥이 치는 날들이 숱할 것이고, 그 길을 무사히, 행복하게 가자면 가족, 친구, 도반(道伴), 동반자가 있어야 한다.  

 

이렇게 영혼의 동반자, 아랍어의 ‘라피끄’ ‘소울메이트(soulmate)’는 영혼 (soul)의 동료 (mate)라는 뜻이다. 서로 깊은 영적인 연결을 느끼는 중요한 인물을 말하는 것이리라. 옛날에는 연인·부부 등 남녀 사이를 시적으로 표현한 말이기도 했다. 현재에는 스포츠, 비즈니스, 예술 등 분야에 한정하지 않고 큰 성공을 한 사람에게는 가족, 동료 등 소울메이트가 있다는 것이다.

 

그럼 먼 길을 함께 할 ‘좋은 동반자’란 어떤 사람일까 하고 생각해 본다. ‘상호 간에 모든 것을 공감(共感)’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좋은 동반자’의 조건일 것이다. 개인이든 국가든 좋은 동반자의 필수조건은 공감이라 할 수 있다. 그러니까 ‘좋은 동반자’가 취할 행동은 아마도 상대방의 입장에 서서 함께 행동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악성(樂聖) 베토벤의 성공엔 이런 공감의 동반자가 있었다고 한다. 그는 바로 어머니였다. 천둥치는 어느 날, 소년 베토벤이 마당에서 혼자 비를 맞고 있었다. 소년은 나뭇잎에 스치는 비와 바람의 교향곡에 흠뻑 빠져 있었던 것이다. 어머니는 그런 아들에게 집으로 빨리 들어오라고 소리치지 않았다.

 

아들이 있는 곳으로 걸어가 뒤에서 꼭 껴안아 주었다. 함께 비를 맞으며 “그래, 아름다운 자연의 소리를 함께 들어보자”고 말했다. 아들은 신이 났다. “엄마, 새소리가 들려요. 저 새는 어떤 새죠? 왜 울고 있어요?” 어머니는 폭우처럼 쏟아지는 아들의 질문에 다정하게 응대해 주었다.

 

위대한 베토벤의 교향곡(交響曲)은 아마 그때 밀알처럼 싹이 돋았는지도 모른다. 사람은 누구나 좋은 동반자를 원한다. 하지만 인생길에서 그런 사람을 만나기란 말처럼 쉽지 않다. 그러나 방법이 있다. 바로 우리 스스로 가 먼저 ‘좋은 동반자’가 되어 주는 것이다. 홀로 비를 맞는 상대에게 다가가 함께 비를 맞아 주는 것이다.

 

우리들에게 라피끄! 쏘울메이트! 그런 영혼의 동반자가 얼마나 있는지 묻고 싶다. 그런 영혼의 동반자가 부쩍 그리운 세상이다.

 

나는 많은 동반자를 가지고 있다. 정기적으로 만나는 친구와 수시로 만나 애기를 나눌 친구가 있다. 그리고 좋은 이웃을 두고있다. 이 모두가 영혼의 동반자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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