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해가 뜨고 하루 일과가 시작되면 그 하루를 보내는 것이 일을 하는 사람들의 보람이다. 한 달이 시작되면 시작된 한 달도 보내야만 하는 것이 필연적이거늘 다음날은 내일이고, 내년은 다음 해일 뿐이며, 왠지 연말이면 분주하고 바쁘기가 일상의 생활이다. 가슴 부푼 희망을 안고 시작을 했던 한 해도 하루를 보내고, 한 달을 보내면 그 한 해도 또 보내야 하는 것이 자연의 철칙이요, 법칙이다. 해가 바뀌었다고 세상이 달라지는 것도 아니요, 그 태양에 그 달과 별에 산천도 그대로다.
한 발을 걸어가다 뒤돌아보고 하루를 넘기고는 어제를 생각해보고, 한 해를 보내면 과거사로 남게 되는 인생의 발자취. 무슨 일을 어떻게 하고 살았으며, 어떠한 발자국을 남겼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는 출발점에서 전병일 너는 무엇을 하고 살았냐고 물으신다면 무엇이라 대답해야 할까? 모든 인간의 삶은 운명을 안고 살아가게 마련이다.
분명한 것은 어떤 일이든 최선을 다하며 살았고, 후회는 있어도 미련은 없다는 것이다.
80년 인고(忍苦)의 세월 속에서 고산준령(高山峻嶺)을 넘고 넘으면서 기쁨과 괴로움 슬픔과 즐거움인 희노애락(喜怒哀樂)의 과정을 교차하면서 인간이 경험해야 할 운명을 안고 여기까지 왔다. 세월 따라 끌려온 것인지 밀려온 것인지 한없이 오다 보니 2024년 용의 해 갑진년(甲辰年)도 지나갔다, 새로운 2025년(乙巳年)은 감격과 감사로 맞이하자. 지나간 용(龍)보다 새로 맞이한 뱀(巳)의 해에 국가는 태평성대하고, 국민 모두에게는 행운의 감격이 다 함께하기를 열망한다.
인간의 생(生)은 감격과 감사의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 감격과 감사는 인간 최고의 행복이라 했다.
감격(感激)은 뜨거운 느낌이요, 강한 감동이다. 사람은 감격성을 아는 동물이다. 감격할 줄 모른다는 것은 인간 소중함을 상실하는 것이기 때문에 슬픈 일이다.
감격과 함께 중요한 것은 감사(感謝)다. 감사는 행복의 어머니라고 했다. 모든 사람들은 수시로 감사를 외친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부처님! 감사합니다. 조상님! 감사합니다. 천지신명이여! 감사합니다. 행복하게 살려거든 늘 감사한 마음을 가지라고 했다.
현대사회에서는 감사의 감정이 점점 희박해져 가고 있다. 개인주의와 권리의식, 생존경쟁이 날로 심해져 가는 시대로 변하면서 이러한 폐풍이 생겨난 것 같다. 감사의 결핍증과 불감증이 걸리면 은혜도 저버리게 되며, 배은망덕하게 된다. 우리는 가급적이면 감사해야 하는 재료를 많이 생산하는 것이 인간도리다.
모든 인간에게는 공통된 4가지의 감사가 있다.
첫째는 인간의 생명을 주신 천지신명이요, 따뜻한 열과 빛을 주는 태양과 아름다운 산천초목과 인간의 생명을 유지할 수 있도록 오곡백과를 거둘 수 있는 토지에 감사해야 한다.
둘째로 나를 낳아 기르고 가르치고 이 세상의 존재가치가 될 수 있도록 희생의 사랑을 베푸신 부모님이다. 앉으나 서나 감사해야 한다.
셋째로 나를 가르쳐 주신 스승님이다. 나를 직접 가르쳐 주신 선생님만이 스승이 아니다. 공자와 그리스도, 석가는 만 인류가 우러러보는 스승이다. 율곡(栗谷)도 우리의 스승이다. 이들 스승님의 남긴 글을 통하여 우리는 읽고 사상과 인격을 배워 오늘의 우리가 있다. 구분 없이 다 함께 존경하고 감사해야 한다.
넷째는 나의 생명과 생활을 도와주신 많은 인연들이다. 이 세상에는 나만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인연이 많으면 많을수록 행복한 것이다. 인연의 은혜에 감사해야 한다.
나의 집무실 전면에는 김영삼 대통령의 초상화가 있다. 등 뒤에는 나의 부모님 사진이 놓여 있다. 그리고 옆면과 사무실 안팎에는 많은 인연들과 활동한 사진들이 걸려 있다. 모두가 감사한 분들이다.
한 해를 시작하면서 지나간 일들을 뒤돌아본다. 어리석고 바보스럽고 수치스러웠던 일들, 그런 과정 속에서도 보람 있었던 일들 모두가 감사하다.
지역 언론인으로 22년 변함없는 생활이라면 아침 8시 20분에 출근하여 오후 5시에 퇴근을 하는 것이다. 특별한 날을 제외하고는 공휴일이 없다. 오늘에 이르기까지 1,183편의 기고와 사설의 글을 남겼다.
내가 태어나고 자란 내 고향 함양군민과 함양신문을 애독자와 재·내외 백전면민들의 새해 건강과 행복을 기원한다. 함양인으로 사는 것이 나의 행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