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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암 소재우] 셋치 혓바닥이 칼보다 무섭다.
 
함양신문 기사입력  2024/11/25 [14:27] ⓒ 함양신문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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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병 코로나로 사람 간의 접촉이 어려워 소통이 잘 안 되어 인심이 흉흉하였다. 그러다 대선, 총선을 치른 후 여소야대가 되니 정부가 야당의 비난(非難)과 비판(批判)을 받고 있다. 반면 야당의 인사들은 선거와 각종 비리로 재판을 받고 있다. 여야가 서로 상대 당의 정책을 비판하고 신상털이 비난을 하느라 야단법석이다. 각 정당의 정책 대결이 아니라 인신공격성 비난과 욕설이 난무하니 국민들이 정치인들을 바로 보겠는가?

 

인간관계에서 오는 행위와 말 때문에 서로 싸운다. 그러니 말이 칼보다 무섭다. 같은 말이라도 사람들이 말하는 방식에 차이가 많다. 그중 가장 애매한 차이는 비난(非難)과 비판(批判)이다.

 

‘하루는 서당 훈장이 제자들에게 과제를 주었다. “너희들이 살아가는데 가장 강력한 것 하나씩 말해보라 하였다.” 그랬더니 어느 학생은 자기의 힘 있는 주먹을 불끈 지어 보였고, 한 제자는 힘센 다리를 내보였고, 또 어떤 학생은 태권도 모습을 보였고, 또 한 학생은 가지고 있는 칼을 보였다. 그런데 한 학생은 자기의 혓바닥을 내보였다. 그래서 스승이 물었다. “왜 혓바닥이 강력하지?” 학생은 대답했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혀는 어느 무기도 상처를 낼 수 없는 마음에 상처를 낼 수 있습니다. 또 한마디의 잔인한 말은 칼로 찌른 상처보다 더 크고 오래 갑니다.”’

 

이 말을 들은 스승은 “오늘 수업은 끝이다. 내가 가르칠 것을 오늘 이 학생이 다 말했다.”라고 했답니다.

 

사람의 혀가 세 치도 안 되지만 얼마나 큰 힘을 가지고 있는지 모릅니다. 혀로서 인생을 망칠 수도 있고 혀로서 남을 죽일 수도 있고 살릴 수도 있습니다. 부처님도 삼악(三惡) 중에 말로 짓는 구악(口惡)을 조심하라 했다. 남을 욕되게 하는 비난과 비판은 하지 말라는 것이다. 비난과 비판은 비슷하면서 다르다.

 

두 말이 비슷해서 내가 비난을 하고 있는지 비판을 하고 있는지 자신도 모르는 때가 있다. 대부분 비판을 한다지만 정작 비난을 하는 때가 많다. 비난이 심하면 폭력이 따른다. 요즈음 정치인의 정책 비판과 당사자의 허물을 헐뜯는 것을 보면 구분이 안된다.

 

사전에서 비난의 의미는 ‘남의 잘못을 책잡아서 나쁘게 말함’이고, 비판은 ‘사물의 현상이나 일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여 밝히거나 잘못된 점을 지적함’이라고 정의했다. 상대의 잘못을 지적해 비판하면 상대는 도리어 비난으로 화를 내며 답한다. 비난은 화풀이에 해당한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표를 의식해 욕하는 모습은 비난이지요.

 

비판은 어떨까요? 비판은 ‘비전(vision)’을 제시한다. 마음에 들지 않는 것들을 욕만 하는 게 아니라 욕과 함께 나아가야 할 곳을 제시하는 것이다. 비슷하지만 뜻은 너무 다르다. 비난은 욕만 하며 아무것도 하지 않게 한다. 자신이 있던 그 자리에 머물게 한다.

 

반면 비판은 새로운 것을 찾아서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한다. 지도자가 되겠다는 사람들이 왜 비난을 많이 하는지 아니면 비판을 하며 살아가는지요? 사회 지도자들은 적대시하는 상대에게 비난과 비판을 가끔 한다. 그렇다고 인생을 서로 비난으로 낭비해서는 안 된다.

 

또 옛시조를 보자“말하기 좋다 하고 남의 말 말을 것이 / 남의 말 내가 하면 남도 내말 하는 것이 / 말로서 말 많으니 말을 말을가 하노라.’

 

남을 비난하는 말을 삼가라는 시조다. 자기 비판을 해서 성장했으면 한다.

 

정치인들이 욕심에 어두워 비난 비방에 열을 올리다 보면 민심은 멀어져 감을 알아 야 한다. 말조심하라는 명언(名言)을 올립니다.

 

* 오로지 입을 지켜라 무서운 불길 같이 입에서 나온 말이 내 몸을 태우고 만다. 일체중생의 불행은 입에서 생기나니 입은 몸을 치는 도끼요, 몸을 찌르는 칼이다.<법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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