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정상목 기자가 만난 사람] “마음을 노래하는 소리꾼 ‘권가연’”
“진심을 담은 소리는 청중을 웃고 울게 만듭니다.”
“바쁜 일상의 긴장감을 판소리 공연으로 풀어 보는 것은 어떨까!”
 
함양신문 기사입력  2024/11/18 [10:08] ⓒ 함양신문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소리꾼 권가연은 경남 함양군 수동면 가성마을에서 부친 권태상씨와 모친 김보미씨의 2남1녀중 장녀로 태어났다. 수동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수동중학교에 진학하여 학업을 이어가다 마산 합포중학교로 전학, 구암고등학교를 졸업하였다. 판소리를 진로로 정해 영남대학교 음악대학(국악전공)으로 진학하고, 영남대학교 대학원 국악과(전면 천마장학생)졸업, 영남대학교 대학원 음악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대구 무형유산 판소리 심청가 이수자이자,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선정청년예술가 5기 선정, 대구예술발전소 「Ten Topic Project」 5기로 활동하였고, 제22회 완산전국국악대제전 일반부 대상(국회의장상), 제33회 대구국악제 전국국악경연대회 명인부 대상을 수상했다.

 

개인전으로는 2024 제1회 청년소리꾼 판소리 100일 독공지원사업 결과발표회: 권가연 심청가 완창발표회, 2022 어울아트센터 기획공연 유망예술가 발굴프로젝트 <소리앤드&> 감독 및 출연, 2022 제3회 불휘기픈소리 권가연의 판소리 학이시습, 2021 권가연의 두 번째 소리판 <동행: 따로 또 같이>, 2020 권가연의 첫 번째 소리판 <완창 판소리 동초제 심청가>등 을 열었다.

 

대학 졸업 이후 예술강사와 학업을 병행하면서도 매년 개인 발표회를 열어 끊임없이 자신의 존재를 알리며 다양한 역할을 해내며 바쁘게 살아가는 열정적인 모습이 인상적인, 마음을 노래하는 소리꾼 ‘권가연’씨를 만나 인터뷰 했다. 다음은 마음을 노래하는 소리꾼의 ‘권가연’ 일문일답이다.

 

-판소리가 어떤 국악 장르인지? 

“우리 국악(우리나라 음악)에서 사람의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는 것은 판소리, 민요, 정가(正歌)가 있는데, 그 중에서도 판소리는 모노드라마의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소리꾼은 주인공, 조연, 서술자등의 역할을 모두 맡아 관객과 소통합니다. 또한 소리, 아니리(말), 발림(몸짓)을 통해 일인다역을 하며 이야기를 전달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여기에 관객의 추임새가 더해지면가히 전통성악의 꽃이라 할 정도로 풍요로운 예술이 됩니다.”

 

-판소리의 어떤 부분이 가장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나요? 그리고 그 매력을 어떻게 연구하고 계신가요?

 “첫째는 공동 창작입니다. 판소리는 소리꾼, 고수, 관객이 함께 공연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관객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관객의 추임새는 소리꾼에게 긴장감과 에너지를 주며, 공연의 질을 높입니다.

 

둘째는 보편성입니다. 판소리는 나이, 성별, 국적에 관계없이 누구나 부를 수 있는 예술입니다. 다양한 나이대의 소리꾼들이 각기 다른 변화를 겪으며 성장하는 과정을 통해 개인의 성장을 이룹니다. 역사적으로도 남성만의 영역이었던 판소리가 여성 소리꾼을 거쳐, 요즘은 외국인 소리꾼까지 생겨나고 있습니다.

 

셋째는 노력과 훈련입니다. 판소리는 단순한 노래가 아닌 종합예술로, 독특한 창법과 감정 표현을 위해 오랜 수련이 필요합니다. 완창 공연이 3시간에서 8시간까지 걸리는 점에서, 마치 철인 3종 경기와 같이 비슷한피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깊고도 넓은 영역의 종합예술이라 오래 볼수록 매력 더해 진다고 생각합니다”

 

 

-판소리를 전공하게 된 계기와 그 과정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은 무엇인가요? 

“ 중학생 시절 진도아리랑을 배우면서 전통성악 흥미를 갖게 되었습니다. 판소리를 전공한 것이 평범했던 저에게 특별한 경험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대학 시절에는 유일한 여자 판소리 전공자로서 대외 활동에 활발히 참여했습니다. 해외 자원봉사, 롯데리아 글러벌 원정대(대학생마케터 육성 프로그램), 전공학문 연계 프로그램 공모 등에 선정되었고, 졸업 후에는 예술발전소 입주 작가 및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선정 청년예술가 5기로 2년간 활동했습니다. 그리고 얼마전 100일 독공을 수행한 경험도 특별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은 “할머니의 칠순 잔지 때 가 생각납니다. 동내 어르신들이 제가 소리 하는 모습을 보시고 눈물 짖던 그날이 기억에 남습니다.”

 

-판소리를 하며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나이와 관련 된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목소리 때문인지 몰라도 판소리를 하는 사람은 대체로 나이가 많을 것이라는 생각을 가진 분들이 많으신거 같습니다. 25살 즈음 구미시립 무용단에서 객원으로 참여하였습니다. 동문 선배에게 인사하며 했는데 단원들이 그 모습을 보고 단원들이 자신보다 훨씬 나이 많은 선생님이줄 알았다고 놀랜적이 있었습니다. 나중에 제 나이를 듣고 목소리 때문에 오해 했다고 이야기 해주었습니다.”

 

-‘100일 독공’은 무엇인가요? 

“‘100일 독공’은 세계판소리협회에서 청년 소리꾼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한 프로그램입니다.”

 

판소리 독공이란? 

“판소리 전공자가 스승에게 배운 소리를 기초로 자신만의 소리를 완성해 가는 과정으로 오롯이 소리공부에 매진하는 수련의 시간이자 득음의 경지로 나아가는 예술적 성숙의 여정.”

 

옛 소리꾼들은 100일 공부, 즉 100일 독공을 기본으로 하였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우리나에서 100이라는 숫자는 특별한 의미를 가집니다. 단군신화에서 곰과 호랑이가 100일을 견디면 사람이 된다는 이야기나, 아기가 태어나서 100일이되면 100일 잔치를 하는 등 100이란 숫자에는 여러가지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100일 독공의 100이란 숫자에서도 이와 비슷한 특별한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100일간 소리공부를 하며 자신과의 싸움 이겨내며, 목을 단련 시켜 폭포수를 뚫을 정도의 공력을 가지도록 노력하는 수련의 일종입니다. 소리꾼이라면 꼭 한번 도전 해보고 싶었던 과정이었습니다.

 

-박사과정 동안 개인적으로 또는 전문적으로 어떤 성장을 경험하셨나요? 

“영남대학교에서 음악학 박사과정을 공부하며 한국 음악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고 실기를 병행하면서 큰 성장을 경험했습니다. 2년 동안 4번의 학기 발표회를 준비하고 매 학기마다 1시간 분량의 새로운 소리를 익혀야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몇 번 휴학을 고민했지만 선배의 조언 덕분에 포기하지 않고 수료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발표회에서는 스스로 많이 부족하다 느꼈지만 1시간 동안 소리하는 것이 이제는 더이상 두려움이 아닌 도전으로 느껴져 완창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되었습니다.”

 

-영남대학교의 교수님들과의 관계는 어떤가요? 그들이 연구에 어떻게 도움을 주셨나요? 

“영남대학교에서 지도교수님과 실기 교수님과의 관계가 매우 긍정적이라고 느끼고 있습니다. 지도교수님은 박사과정을 권유하고, 석사 과정 동안 논문을 지도하며 많은 도움을 주셨습니다. 논문 작성에 어려움이 있을 때는 밤늦게까지 수정해 주시고, 판소리 관련 서적과 학회 참여 기회를 제공하셨습니다. 또한, 논문 주제를 제안하고 특강에 소리꾼으로 초대해 주시는 등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실기 교수님은 현재도 멘토 역할을 하며,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겪는 어려움에 대해 조언을 주고 있습니다.”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어떤 점을 강조하고 싶으신가요? 

“후배들에게 무엇이든 시도해보라는 조언을 하고 싶습니다. 석사 논문 주제를 정할 때, 제가 제안한 주제는 석사 논문으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교수님의 조언이 있었습니다. 교수님의 조언을 받아 들여 다른 주제로 논문을 작성하며 시야가 확장되는 경험을 하였습니다. 이는 연구와 예술 활동 모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합니다. 생각만큼 되지 않을때도 있지만 이 모든 것이 자신의 성장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합니다. 20살이 되면 성인이 되고, 졸업 후 전문인으로서의 부담감이 생길 수 있지만, 국악이라는 장르에서 그리고 소리꾼에게 대학 졸업은 시작에 불과합니다. 후배님들게에 두려워하지 말고 다양한 경험에 부딪혀보라고 권장합니다.”

 

-박사과정을 마친 후, 판소리와 관련하여 어떤 진로를 계획하고 계신가요? 

“다양한 판소리를 배우고자 하며, 아직 배움이 멀었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현재 예술 강사로 일하고 있지만, 학생 수가 줄어 고민하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초등학교 근처에 판소리 학원을 열어 어린 친구들이 자유롭게 놀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고, 공연 활동과 연구를 병행하는 소리꾼이 되고자 합니다. 5바탕 모두 배우는 것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판소리의 미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 나가길 바라시나요? 

“판소리가 전통문화로서 본질이 변하지 않으며, 클래식 음악처럼 영원히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판소리는 시간 예술로, 완전히 오리지널한 형태는 존재하지 않지만, 현재까지 잘 전달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판소리를 계승하고 다음 세대에 잘 물려주는 역할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학생 수가 줄어들고 있으며, 이는 판소리와 관련된 예능을 하는 학생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판소리를 배운 가수들이 트로트 경연대회에서 성공을 거두고, ‘풍류대장’과 같은 국악 크로스오버 경연대회가 대중에게 판소리를 접하게 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도들은 전통 판소리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전통소리가 대중에게 사랑받는다면 우리의 클래식 판소리도 영원히 이어질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좌우명은 “모두 마음이 하는 일이다”입니다. 이 말은 모든 행동과 결정이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의미로, 어떤 일이든 마음 먹기에 달렸다는 뜻입니다. 판소리와 같은 예술 분야에서는 감정과 진정성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마음의 소리를 믿고 따르는 것이 작품의 깊이를 더하고, 자신을 성장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 좌우명은 제가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마음을 다잡고, 예술가로서의 길을 걸어가는 데 지침이 됩니다.

 

-평소 소신과 철학이 있다면. 

“‘나와의 약속을 지키는 사람’입니다. 이는 자신과의 약속, 즉 목표와 다짐을 성실히 이행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뜻입니다. 판소리와 같은 예술 분야에서 자신의 기량을 발전시키고, 꾸준한 연습과 노력이 필요한 만큼, 자신에게 한 약속을 지키는 것이 성공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소신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신을 다잡고, 성실하게 노력하는 원동력이 되며, 예술가로서의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 타인에게도 신뢰를 주고, 진정한 예술가로서의 길을 걷는 데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판소리로 많은 분들에게 즐거움과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남을 행복하게 해 주는 일에 많은 보람을 느낄 텐데, 판소리 전공을 잘 했다. 라고 느겼던 순간은? 

“판소리로 관객에게 즐거움과 감동을 주는 것이 큰 보람이라고 느낍니다. 관객의 호응은 대부분의 예술인들에게 힘과 행복감을 주며, 다른 사람들에게 위안과 힐링을 제공하는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행복함을 계속 전달하는 예술가, 겸손하게 활동하는 예술가로 인정받고 싶고 음악은 사람을 위해 있는 것으로 관객이 판소리를 통해 즐거울 수 있다면 평생 소리꾼으로 살 것입니다. 관객의 박수와 호응은 저에게도 힐링과 보상의 시간으로 함께 호흡하고 즐기는 시간을 계속 만들고 싶습니다.”

 

-함양군민들께 한 말씀! 

“함양군민들에게 어린 시절 자유롭게 자랄 수 있었던 고향의 소중함을 전하고 싶습니다. 어린이날 상림 숲에서 친구들과 뛰놀던 기억과 아버지 직장에서 열린 노래자랑 대회에서 노래한 경험이 현재의 소리꾼으로서의 길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함양에서 전통 소리를 선보이는 날을 기대 합니다.”

 

국악인의 노력만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 것을 즐기려는 일반 관객들의 수요가 늘어날 때 판소리는 더욱 빛을 낼 수 있다. 찾아보면 국악공연은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바쁜 일상의 긴장감을 판소리 공연으로 풀어 보는 것은 어떨까!!!

 

정상목기자mogsang113@hanmail.net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함양신문
 
 
[정상목 기자가 만난 사람] “마음을 노래하는 소리꾼 ‘권가연’” 관련기사목록
광고
광고

가장 많이 읽은 기사
함양군, 2024년 시군역량강화사업 성과공유회 개최 / 함양신문
함양군장학회, 2024년 다자녀가정 자녀 장학금 수여식 개최 / 함양신문
진병영 군수, 폭설 피해 현장 찾아 복구 상황 점검 / 함양신문
함양교육지원청, 촘촘한 아이돌봄‘우리마을 돌봄기관만남의 날’실시 / 함양신문
제17회 함양군 이·통장 가족 한마음 대회 개최 / 함양신문
2024. 12. 3.(화) 함양군 일일동향 / 함양신문
[송암 소재우] 남자는 평생 다섯 수레의 책을 읽어야. / 함양신문
2024. 11. 29.(금) 함양군 일일동향 / 함양신문
[럭키상사 노창섭] 사회 지도층에게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함양신문
1949년 이후 사라진 뿔호반새 2024년 지리산 자락에 출현 / 함양신문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