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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서원 원장 임채중] 서당(書堂)
 
함양신문 기사입력  2021/04/12 [10:24] ⓒ 함양신문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 화산서원 원장 임채중  © 함양신문

근대식 학교가 세워지기 전 아이들은 서당에서 공부를했다. 대 여섯살 되는 아이들은 마을에 있는 서당을 찾아 천자문을 익혔다. 읽고 쓰고 외우는 소리가 마을 곳곳에서 들렸다. 하늘 천, 따지, 검을 현, 누를 황, 집 우, 집 주, 하늘과 땅 우주라는 철학적 용어를 코흘리개 어린이 때부터 가르친다. 한자의 음(소리)와 뜻을 동시에 공부한다. 유치원 격인 어린이들은 엄마 아빠라는 생활 속 낮은 단계의 교육을 벗어나 높은 단계에서 교육이 시작된다. 천자문은 천여개의 한자를 외워서 배우는 학습 과정이다. 머리 좋은 아이는 한두달 만에 외우고 쓸 수 있지만 게으른 아이는 삼년이 지나도 졸업을 못한다. 훈장선생님은 긴 담배대를 물고 아이들의 학습을 감독했다. 이런 모습은 사라지고 김홍도의 풍속도에서나 볼 수가 있다. 서당이 사라진 자리에 초등학교 일학년 학생은 한자 대신 한글을 익히고 있다. 입학 전 조기교육으로 문자를 익힌 아이들은 읽고 쓰기가 가능하여 옛날 서당식 수업의 한자수업과는 출발 단계가 다르다. 부모의 관심으로 동화책 읽기와 대화가 많은 가정의 자녀들은 많은 단어를 자유자재 구사하여 성인들의 수준에 도달하여 천재의 기질을 보인다. 어려운 서당공부와 근대 학교의 한글공부의 차이점이다. 세종대왕이 신하들의 도움을 받아 한글을 만들었다. 어린 백성들이 쉽게 배우고 익혀 쓰기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게 스물여덟 글자를 만들어 우리글 한글이 탄생했다.

 

천자문 공부가 끝나면 예절 교육인 소학을 공부한다. 이때부터 훈장선생은 조금 엄격해 진다. 외우지 못하고 발표가 부족하면 체벌을 가한다. 일종의 “사랑의 매” 이다 싸리나무나 회초리로 종아리를 때렸다. 그 강도는 스승과 제자 사이에서만 느낄 수 있다. 하루종일 뛰놀던 개똥이는 훈장님의 체벌을 받았지만 즐겁다. 훈장선생님이 외출을 나가시면 벽장속의 꿀단지를 훔쳐 먹을 생각을 하니 웃음이 나온다. 스승이 몰래 감춰둔 꿀단지는 덕형이네 집에서 본것과 같다. 아마도 덕형이가 가져온 것인지 모른다. 악동들은 공부보다 장난이 심해 꾸중을 듣는 일이 많았다. 오성과 한음은 같은 서당에서 함께 공부를 했다.

 

사자 소학이 마치면 책걸이가 있다. 아이들이 시험을 통과하면 훈장은 부모에게 알려 그간의 노고와 격려를 부탁한다. 이때 아이들이 좋아하는 떡을 가져와 감사를 표한다.

 

서당에서 단계별 수업은 천자문 사자 소학에 이어 본격적인 학문 수업에 들어간다. 이때 훈장의 자질에 따라 국가고시(과거시험)를 준비한다. 대학과 중용을 공부하여 관리들의 덕목인 교양과 철학 충효의 근본인 예를 심화시킨다. 상위과정의 서당은 각 고을에 한 두개 존재하지만 그 명성은 오직 과거시험의 합격여부에 따라 후세 사람들이 평가한다. 당곡 서당은 함양서당의 품격을 높혔다. 그 명성은 고을의 인재 뿐 만아니라 인근 고을에서도 학동들이 몰려 왔다 .유학의 고장 함양은 영남 유학의 선구자인 고운과 목은의 충절을 이어받은 점필재와 일두선생의 후광은 당곡선생의 제자들로 이어진다. 옥계 노진, 구졸암 양희, 이후백, 개암 강익, 남계 임희무 기라성 같은 인물로인해 수많은 정승 판서가 배출 추증되어 함양과 가문을 빛내고 있다 .이후백은 이조판서에 등용되어 부모에게도 영의정의 시호가 내려졌다.

 

서당의 창시한 당곡선생은 훌륭한 제자들을 배출하여 서원에 모시길 바랬지만 사양하여 그 제자들만 여러곳의 서원에 모셔져있다. 남계서원 창시한 개암공은 남계서원에 개암과 함께 남계서원 건립에 공헌한 희무선생은 화산서원에 구졸암 양희 선생은 구천서원에, 이후백 이청련은 서봉서원과 문회 서원에, 옥계 노진은 당주서원과 창주서원에......스승은 겸손한 분이다. 후손들이나 제자들이 모여 계 모임이라도 바라지만 서당뒤 양지녁에 누어 제자들의 명성만 지켜 보고 계신다.

 

교육의 성공은 스승과 제자의 만남이다. 수많은 스승과 제자들의 만남 중에서 훌륭한 제자를 능력있는 스승이 부지런히 가꾸는 농사일 이다

 

학문에 왕도는 없다. 당곡선생은 오직 부지런한 농부의 마음으로 제자를 길렸고 제자들은 열심히 공부했다. 스승과 제자들의 만남은 함양의 기운이 일구어낸 것이다. 당곡서원의 좌우명 전해오지 않지만 최선을 다해 공부하는 마음이다. 당곡서당의 정신은 함양의 서원들이 본받아 세계 문화 유산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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