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은 민주주의 뿌리이며 줄기이다. 언론의 보도는 명백한 큰 위험의 하자가 아니라면 사실과 좀 다르다 하더라도 존중받아야 하고 보호되어야 한다.
필자의 20년 전 일이다. 남양주신문 창간 3개월 후 2003년 9월 추석 명절을 기해 내년(2004년) 4월에 실시할 국회의원 선거의 후보 예상자들을 상대로 선거구민들에게 여론조사를 하여 10월에 발행한 신문에 보도를 했다.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결하고, 알 권리를 충족시키며, 신문의 위상을 높이는데 목적이 있었다. 여론조사 결과에 불만을 품은 유력 후보 예상자 측에서 전화 항의와 경찰서에 고발을 했다. 조사결과 담당형사로부터 ‘혐의 없음’이란 통보를 받았다. 그리고 4개월 후 2004년 2월 5일자 신문에 4월에 실시하는 제17대 총선 후보 예상자 2명을 보도했다. 그 후 지난해 여론조사 과정과 예상 후보자 보도와 병합하여 의혹이 있다며 압수수색을 하고 수사를 진행했다. 2개월간의 연일 조사에도 어떤 불법의 혐의도 없었다. 명백한 수사 남용이었다.
의혹을 가지고 압수수색을 하고, 수개월간 수사를 한다는 것은 명백한 권한 남용이고, 언론탄압이다. 필자는 그 일로 2년간 선거권이 제한당하고 5년 이상 피선거권이 없었다.
자유민주주의 국가는 자유가 오남용이 되어서도 안 되고, 권한도 오남용이 되어서도 안 된다. 권한의 오남용은 자유를 침묵시키는 도구가 된다. 침묵을 강요하여 자유를 억압시키는 것은 잘못된 진리와 명확한 인식 제공을 차단하는 행위다. 물론 자유가 오남용이 된다면 사회 파탄의 먹구름이 된다. 그러나 인류 사회는 제도 이전의 경우와 상식을 먼저 지키며 살아가는 것이 인류 사회다. 그중 표현의 자유는 현대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가장 핵심적인 자유 중의 하나이다. 말의 표현에 대해 무조건 자유를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자유와 권한의 오남용은 우리가 합의했던 약속을 지키지 않은데서 발생하게 마련이다. 자유와 권한은 사회적 규범과 구조적 체계를 상호 준수할 때 유지되는 것이다. 언론은 이럴 때 더 큰 책임과 역할이 필요하다.
정부나 권력층에서 떠도는 풍문을 보도하였다 하여 언론이나 언론에 종사자를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발하는 것은 무리가 좀 있다. 물론 언론은 공명정대하고, 사실에 근거하는 것이 원칙이며, 사회공동체의 공익성에 사명을 두고, 공공성에 바탕을 두어야 한다. 그러나 풍문에 떠도는 소문도 이런 것이 있다고 알리는 것도 언론의 의무다.
중앙 집중적 언론들은 돈도 있고 백도 있다. 파리 목숨과 같은 것이 지역 주간 언론이다.
우리의 경제는 선진화에 속하지만 언론의 인식은 후진성을 탈피 못하고 있다. 유럽이나 바다 건너 일본만 가더라도 지역신문이 우대를 받으며 우리 지역은 우리 지역신문부터 구독하는 것을 상식화하고 있다.
지역 특성을 알리는 지역 언론, 사랑받는 언론이 되어야 한다. 지역신문을 보호하고 지켜야 할 기관이나 단체에서 외면을 한다면 이는 곧 지역과 향토를 배신하는 행위다. 언론이든 권한이든 권력이든 민심 위에서 군림하려는 것은 실수를 저지른 패착이다. 지역신문을 시기하고 모함하고 비판만 하지 말고 긍정적인 사고로 인식하면 누이와 매부 관계가 된다.
시대 변화에 따라 언론의 역할도 많이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지역 언론을 사이비 언론이라 하고, 종사자를 사이비 기자라고 했다. 지금은 아니다. 지방은 다소의 차이가 있겠지만 매월 수백만 원씩 적자를 보면서 사명 정신으로 지역사회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 수도권 지역 언론들의 현실이다.
표현의 자유를 무조건 허용하자는 것은 아니다. 표현의 자유라 할지라도 타인에게 해가 된다거나 공공에 명백한 피해가 나타날 경우는 그 책임을 져야 하고, 표현의 자유라 할지라도 제한을 받아야 한다. 언론자유 존중에 약속을 위반했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반민주적 폭거는 없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