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은 나를 이 세상에 있게 해주시고 자연관 인생관을 일깨워주셨으며 삶을 가꾸어가는 정신의 근간이 되어주셨다. 온갖 어려움을 마다하지 않으시고 나(자손)를 가르치고 길러주셨다. 자손들은 그 고마움을 잊지 않고 감사한마음으로 살아가며, 돌아가신 조상들의 자손인 형제자매 일가친척이 합심 협력하여 좋은 장소(음택)을 찾아 정성 들여 산소를 모시고 슬퍼하면서 기리는 마음을 갖는다.
초상, 소상, 대상 3년상을 마을공동체와 함께 치르는 과정 속에서 이웃과 더불어 서로 도우며 살아가는 소중한 삶을 가꾸어간다. 이웃의 슬픔과 기쁨이 나의 슬픔과 기쁨인 것처럼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의 소중함을 잊지 않았다. 그 다음으로 가까운 일가와 함께 기제사를 모시며 조상의 얼을 받들며 추억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 세상에 살다 가신 조상을 추모하는 것은 인간만이 누리는 소중함이기도 하다. 이는 사대봉사로 이어진다. 부모님, 조부모님, 증조부모님, 고조부모님까지. 이어서 그 윗대는 해당 일가들이 일가의 의식과 단결심으로 시제를 모시며 소통한다. 여기에서 먼 선대부터 가까운 조상까지 사회에 공헌한 업적을 일러주기도 하고, 항렬과 촌수도 알게 되고, 다른 문중에 견주어 부끄럽지 않은 예의범절, 도덕, 긍지를 일깨우고 덕담을 나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철학의 바탕은 인간의 삶이겠지만, 신과 자아 중심인 서양철학에 비해 자연과 사회가 중심인 우리의 철학과 사상은 조상을 섬기는 데서도 잘 내포되어 있다. 한식날에 정성을 다하여 사초하고 추석 전에 벌초하면서 조상님께 인사를 드리며 설이나 집안에 중요한 일이 있을 때 성묘를 한다.
이것은 단순히 조상에 대한 의식이나 행사만이 아닌 사람과 사람간의 소통, 이웃과 이웃 간의 소통, 사람과 자연과의 소통이었다. 아름다운 우리의 전통이며 우리 삶의 근간이었고 질서였다. 이것이 세계의 석학 토인비가 말한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한국의 가족제도’의 근간이 되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마을 전체가 나서야 한다.’는 말처럼 훌륭한 자녀교육의 기초가 되기도 하였다. 집안과 씨족이 이웃과 마을공동체와 소통하여 나혼자 잘사는 것보다 모든 이웃과 사회가 행복해야 내가 더 행복하다는 생활철학이자 아름다운 전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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