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기고 >
[최병훈 기쁜소식함양교회 담임목사] 연보상질의 의미를 아시나요?
 
함양신문 기사입력  2021/09/06 [11:02] ⓒ 함양신문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 함양신문

오래전 미국에 빵집을 운영하는 아가씨가 있었다. 이 빵집에는 어느 남자가 일주일에 두세 번씩 들러 오래 되어 딱딱하게 굳은 빵을 사가곤 했다. 그의 옷은 해진 나머지 여기저기 기운 흔적이 역력했고, 손은 언제 나 말라붙은 물감투성이였다. ‘틀림없이 가난한 화가 지망생일 거야. 그러니까 새 빵은 엄두도 못 내고 묵은 빵을 사 먹는 게지.’

 

남자에게 호감을 품고 있던 아가씨는 요즘 말로 ‘서프라이징 이벤트’를 준비했다.

 

평소처럼 묵은 빵을 사러 온 남자에게 빵을 잘라 신선한 버터를 듬뿍 넣어 건네준 것이다. ‘지금쯤이면 저녁 먹을 때가 됐을 텐데. 늘 퍼석퍼석한 빵만 먹다가 오늘은 맛있는 버터가 든 빵을 보고 얼마나 기뻐할까?’ 한창 즐거운 상상을 하 는데, 별안간 남자가 빵집 문을 박차고 들어오더니 소리를 질러댔다. “이 멍청이! 도대체 왜 이런 쓸데없는 짓을 한 거요?” 남자는 건축사로, 공모전에 출품할 설계도를 열심히 그리던 참이었다. 묵은 빵은 지우개 대신 쓰는 것이었는데, 설계도에 생각지도 못한 버터가 묻어 엉망이 된 것이었다.

 

남자를 도우려던 아가씨의 정성은 충분히 짐작되지만, 한편으로는 “묵은 빵만 드시지 말고 제가 버터 바른 빵을 드릴테니 잡숴보실래요?”라고 한번쯤 물어 봤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면서 ‘연보상질의 원칙’이 떠오른다.

 

‘연보상질’이란 직장인이 상사를 보좌하고 업무를 처리하는 지침 중 하나로, ‘연락하고 보고하고 상의하고 질문하라’의 줄임말이다.

 

쉽게 말해 소통하라는 것이다. 누구나 소통의 중요성을 알고 있지만, 그렇다고 누구나 소통을 잘하는 건 아니다. 특히 혼자가 아닌, 여럿이 힘을 모아 시너지를 내야 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할 경우에는 소통이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소위 ‘척하면 척’ 하고 통하는 사이, 할 말 못할 말 다 하는 사이일지라도 1~2년 정도 연락을 안 하다보면 그 관계가 유지되기 힘들다. ‘Out of sight, out of mind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라는 속담처럼, 바쁘더라도 틈틈이 연락이 오가고 얼굴도 봐야 관계가 유지되는 것이다. 마음으로는 상대를 늘 생각하더라도 그 마음이 표현되거나 전해지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우리는 일상에서 혼자 있는 시간보다 다른 사람과 함께 지내는 시간이 더 많다. 가족이나 친구 등 누군가와 함께하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대로 행동하기보다는 서로 양보하고 상대의 입장을 먼저 생각하며 소통하고 맞춰나갈 수 있어야 한다.

 

부모와 자식, 형제와 자매 혹은 연인 관계와 같이 혈연이나 사랑을 통해 연결된 관계에서는 이해와 배려의 폭이 커질 수 있다. 하지만 선생님과 학생, 상사와 부하직원 등 공적인 관계에서는 이해의 폭이 좁아질 수 있다.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인드다. 역지사지의 기본은 ‘내’가 상대방이 되어보는 것이다. 나의 입장이나 기준, 선입견 등을 버리고 철저히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 혹 나와 갈등을 빚는 상대가 있을지라도 그 사람의 입장을 생각해보면 어느 정도 접점이나 해결책이 나올 것이라생각한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함양신문
 
 
[최병훈 기쁜소식함양교회 담임목사] 연보상질의 의미를 아시나요? 관련기사목록
광고
광고

화과원

가장 많이 읽은 기사
지리산천왕축제, 강력한 희망메시지를 전하다 / 함양신문
민주평통 함양군협의회 ‘주민과 함께하는 북한음식 체험’ / 함양신문
함양군, 2024년 상반기 어린이통학버스 합동점검 실시 / 함양신문
[한만수 풍수전문가] 망하는 터 / 함양신문
함양군, 공동상표 농산물 포장재 지원사업 설명회 개최 / 함양신문
함양 향토기업고담조경·㈜신원 미래 세대를 위한 장학금 기탁 / 함양신문
함양소방서, 경남 일반인 심폐소생술 대회서 연꽃어린이집 3위 입상! / 함양신문
수동농협 양파 붐스프레이어 현장 시연회 개최 / 함양신문
함양도서관, 취약계층 운영기관과 업무협약(MOU) 체결 / 함양신문
서상우체국 4월 22일부터 신 청사에서 업무개시 / 함양신문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