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림사(함양읍 상림3길 32)에 아담하고 예쁜 새 꽃담이 세워졌다. 담은 그 옛날에 울에서 유래한다. 울은 곧 우주를 뜻한다. 담은 안과 밖을 연결하는 다른 우주의 경계선이다. 사찰에서의 담 저 너머에는 대자대비 부처님이 계신다,
보림사 꽃담은 담 중간 중간 기와를 이용하여 진흙담을 더 올리고 기와를 얹었다. 꽃담이 참 인상적이고 아름답기 그지없다. 중간 중간 음양오행 중 목토수(木土水)를 넣었거나 꽃이나 잎문양으로 꾸몄다. 직선과 면으로 구성된 석쇠 무늬도 보인다. 선이나 고기를 구을 때 쓰는 석쇠이다. 이 무늬는 그물을 엮은 모양이라 하여 악귀가 이 그물에 걸려 재앙을 피할 수 있다고 여겼다. 석쇠 문양 안에는 육각의 무늬가 있다. 이는 천년이나 수를 누린다는 거북이 등을 상징한다.
보림사 경내로 들어가니 새로 만든 굴뚝도 세워져 있다. 굴뚝의 몸체는 육각형으로 되어 있는데, 육합(六合)은 사방(四方)과 천지(天地) 등 온 우주를 통틀어 이르는 말로, 굴뚝 하나에 우주가 모두 모여 있다는 뜻이다.
꽃담과 굴뚝은 보림사 도오스님이 새로 이 절에 주석한 이래, 세워졌다.
도오스님을 만나기 위해 보림사 경내에 들어서니 유미애 보살이 스님계신 곳으로 안내한다.
유미애 보살의 얼굴은 평온하기만 하다. 사찰에서 공양을 짓고 청소를 하는, 사찰 어디서나 만날 수 있는 ‘공양주’ 보살이다. 유미애 공양주는 무보수로 활동하고 있다.
도오스님은 먼저 "불자와 군민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다행히 우리 지역의 감염병도 수그러들고 있었습니다. 그동안 몸과 마음으로 고생하고 지친 군민 여러분들에게 깊은 위로의 뜻을 전합니다"며 인사를 건냈다. 그리고 "어려울 때 일수록 남을 배려하는 것이 첫 번째"입니다.
-보림사 꽃담이 아주 아름답습니다.
“이제 세운거라 운치가 아직은 없지요, 세월이 흐르고 풍상을 맞게 되면, 이 꽃담에 담쟁이가 주렁주렁해지면 꽤 볼만 할 겁니다.”
-도오스님께서는 선승(禪僧)으로 이름 높으신데, 함양신문 독자들을 위해 간략한 프로필을 소개해 주시죠.
“허허, 소승이 출가하게 된 까닭을 들려 달라? 소승은 부처님 말씀이 그렇게 좋아, 그런 이유로 출가하게 되었습니다. 1975년 정월 원단(元旦) 해인사에서 고암 큰스님(전 종정 역임)을 은사스님으로 모시고 사미계를 수지 받았지요. 그리고 해인사 승가대학을 마치고 부산 범어사에서 고암스님을 계사로 비구계를 수지 받습니다.”
-동국대학교 한문학과와 불교미술학과를 졸업 했더군요? 불교미술에 해박한 지식이 있다고들?
“화엄사 각황전 벽화 모사(국보 제67호/문화공보부 소장)했고 각종 불교미술대전에 나가 상 많이 받았지요. 그리고 중등학교 2급 한문 정교사 자격도 있습니다.”
-언제 기회가 되면 함양문화예술회관에서 초대전 한번 열어야겠습니다.
“과찬의 말씀”. 앞서 이야기 한 것처럼 도오스님은 소문난 이판승이다.
송광사 조계총림, 해인사 해인총림, 통도사 영축총림, 동화사 팔공총림, 봉암사, 기기암, 망월사, 정각사, 현등사, 도성암, 벽송사, 봉선사 등에서 20 안거를 성료했다.
외국도 많이 나가셨다. 1995년~ 2015년 미얀마 마히시선원, 참매선원, 딴따마라시선원, 쉐우민숲속빤띠따라마선원, 떼인구선원, 파옥센터, 사가인국제선센터, 국제쉐우민명상센터, 구룡사 선원장(부산), 아마라바트 수행센터(영국), 프럼빌리지 수행센터(프랑스), 다람살라 고엔카명상센터(인도), 보드가야 고엔카명상센터(인도), 나우야나 동굴(스리랑카) 등에서 수선안거하셨다.
-코로나 사태로 군민들이 위축되어 있습니다. 군민들을 위해 부처님 말씀을 드려주시지요.
“선방에 가면 처음 절에 들어온 사람들, 사미들이 앉는 자리에 ‘삼함(三緘)’이라고 써놓습니다. 입이 있어도 말하지 말라는 의미입니다. 말을 주의해야 합니다. 평생 살아도 말은 항상 조심해야 합니다. 함부로 말하면 안 됩니다. 좋은 말을 하면 선근의 씨앗이 돼 좋은 결과가 생기고 안 좋은 말을 하면 악연이 돼 안 좋은 결과가 생깁니다.”
코로나19 모두 어렵고 힘든 시기이지만, 언제나 그랬듯이 우리 함양군민들도 잘 극복하리라 믿습니다.
“성철 큰스님 말씀하시길 모든 환란이 닥쳐와도 능엄신주한테는 못 당한다고 하셨습니다. 불자들이 능엄신주를 매일 독송하면 코로나 할아버지가 와도 두렵지 않을 겁니다. 합장(合掌)”
도오스님은 현제 함양불교사암연합회 회장, 함양경찰서 경승실장, 화과원 국가사적지 추진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정상목기자mogsang113@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