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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읍 김종욱] 咸初·中校 同窓님들
 
함양신문 기사입력  2020/07/27 [10:25] ⓒ 함양신문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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竹馬故友라기 보다는 金蘭之交라 표현하고픈 한 인생의 친우요 동반자들을 이번 유월달과 칠월달에 연이어 둘을 보냈다.

 

모두 함중 3학년 3반 교실에 같은 반이었다. 졸업 후 각기 다른 고교로 진학했지만 방학동안 얼마간 만날 수 있어 자주 들렸던 곳은 상림숲과 필봉산이었다. 나는 진학에 실패하여 서울역에서 호남선 열차를 탔을 때 차창 밖에 흘러내리는 진눈깨비가 빗물이 되어 흘러내림은 한 인생에 눈물을 쏟아냈고 이튿날 가장 먼저 찾았던 지금의 군의회 건물 위치로 도로에 접한 넓은 기와집 터가 병위의 집이었다. 위야! 나 떨어졌어 이차대는 전부 사립인데 졸업하려면 우리 집 논 몇 마지기 반은 팔아야 될거야

 

인생들의 지향하는 방향은 둘이서 결론이 없었고, 다음 날 태원이 집을 찾았더니 자그마한 골방에서 5급 공무원시험 두툼한 책장을 넘기고 있었다. 후에 행정직으로 근무하다 다시 교육직으로 부산에 고교 서무실에서 한 평생을 무난히 보내고 퇴직하여 가끔 잘 살고 있나 하고 이야기를 나누었던 그 친구가먼저 가고, 병위와는 누가 먼저 항시 아우야 그 아우는 언제나 자기를 내려놓고 남을 먼저 수용하는 성정에 항시 유쾌하고 밝은 웃음을 주었던 그는 진주에서 회사생활 몇 년 하고 나왔다 하더니 안착한 곳은 사천 곤양면 어느 바닷가에 터전을 마련하여 몇 두로 시작한 한우농은 축사가 다시 지어지고 또 지어져 나는 갈 때 마다 숫자를 헤아려 보았다.

 

일백두에서 일백오십두를 헤아릴 수 있었다. 빈손으로 내려가 경제적으로 그런대로 부를 이루었기에 먼저 남에게 베풀 줄 알았던 친구 몇 년 전 아우야 함양에 어려운 우리 친구가 있다 했더니 이튿날 나의 통장으로 적은 돈이 아닌 금액을 입금시켜주었던 그런 친구가 삼년 전 몹쓸 병마에 그래도 초연히 남은 생을 정리해가면서도 언제나 명랑한 성정은 웃음을 보여주었는데 한 줌의 재가 되어 그의 선영산에 도착했을 때 나는 잠시 두 다리에 힘을 잃어 주저앉고 말았다. 마지막 가는 길엔 서울에서 초등 동창과 고교를 전학하여 두 학교 동문들의 배웅은 그가 남긴 인간성의 人香萬里였다. 혜민스님 수필집에 멈추면 보이는 것들 고개를 숙이면 부딪히는 법이 없다. 알지만 말하지 않고 참을 수 있는 힘.

 

그러했던 친우를 보냄은 나는 며칠동안 남산이 바로 쳐다보이는 우리 집에서 마음을 감싼 형체도 없는 슬픔이 지나고 나서야 펜을 들게 되었다.

 

아우야 이제 언젠가 이승을 떠나면 저승에서 자네 먼저 찾을테니 그 때도 그 미소, 그 목소리 아우야 더 크게 불러주시게나.

 

우리네 인생은 언젠가는 누구나 보따리를 싸야 한다. 조금 먼저 가고 뒤에 갈 뿐 건강복, 가족복, 재물복 모두 갖기엔 만복이 되겠지만 재물복은 세 번째이다. 그 재물복을 향해 어렵던 시대를 건너온 우리들 이젠 내려놓고 정리해야 한다. 난 얼마 전 서울 근교에 살고 있는 한 친우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서로의 안부전화는 친구들의 근황 이야기들 중 종욱아 내가 내일 통장으로 얼마 조금 송금할테니 전해주면 좋겠다.

 

그렇게 크게 경제적 성공을 거둔 친구는 아니었지만 올라간 서울에서 어렵게 참을 이룬 삶, 오늘의 여유가 되었으니 친구를 위해 베풀 수 있는 마음...

 

우린 그렇게 어려웠던 시절에 태어나 오늘까지 휴지 한 장도 아껴 쓰는 습관에 생활이지만 마음을 열 수 있었기에 큰 도움이었다. 고마웠다.

 

우리가 매일 접해지는 TV를 켜면 이 사회에 상처만 남기고 떠나는 인생들, 흔히들 형제간에 찢어지는 재산 다툼, 해탈을 쓴 가면 속에 井底之蛙의 생을 이어가는 어느 재벌들, 정치인들을 대하게 된다. 나는 책 속에 서양사에 알렉산드로 마케도니아 왕이 동방 원정길에 페르시아왕 다리우스 3세를 죽였지만 죽은 그를 안고 눈물을 쏟을 때 다리우스는 그의 노모를 지켜달라는 유언에 그의 어머니를 불러들여 거처를 마련해주었던 인간미가 있었기에 대제국을 이룰 수 있었다고도 했다. 그러나 예수님을 팔아넘긴 유다는 자살했다. 거꾸로 떨어져 배와 내장이 터져 죽었다고 마태복음과 사도행전에 기록되어 있다고 되어 있다. 즉 자기 자아의 늪에서 갇혀있지 않고 모두 열어놓고 바라보면 마음에 평정을 얻고 이 사회는 우리가 그리는 그런 사회가 될텐데 하면서 金蘭之交 나의 친구를 보낸 허한 마음을 달래고자 동창들에게 몇 자 적어보며 우리들 가는 날까지 건강에 유의하시길 바라면서 이만 줄이네.

 

 

 

용평리 김종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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