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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아줌마, 알고보니 유명번역가였네
한적한 시골에서 학자로서의 삶, 전문번역가 이경미씨.
 
함양신문 기사입력  2019/10/04 [15:23] ⓒ 함양신문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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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성폭력상담소 책임연구원으로 활동하다 20년 전 시골로 떠났던 이경미씨(56세)는 여성, 인권 관련 도서를 번역하는 것으로 학자로서의 시대적 소명을 다하고 있다.

 

이번 『가부장 무너뜨리기』(캐럴 길리건·나오미 스나이더 지음, 심플라이프)를 번역한 것 외에도 『페미니스트로 살아가기』, 『아주 특별한 용기』, 『우리들 속에 있는 지혜의 여신들』 『나이듦을 배우다』 등 유명한 인문학 도서를 번역하며 조용하게 살아가고 있다.

 

『가부장 무너뜨리기』는 인간으로 태어나 반드시 겪을 수밖에 없는 사랑·이별·상실·배신의 순간에 우리가 어떻게 가부장제 안으로 편입되는지, 견디기 힘든 고통에 시달릴 때 가부장제가 우리의 심리를 어떻게 통제·보호하는지 파헤치는 내용이다.

 

성인지 감수성은 높아지고 페미니즘은 확산되는데 왜 우리는 아직도 혐오, 차별, 폭력이 난무하는 세상에 살고 있는지, 가부장의 화신들이 권력의 정점에 앉아 진보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고 있는지 가부장제 내면화 과정을 분석한 가장 생생한 기록을 담고 있는 책이다.

 

번역가 이경미씨는 경남 함양에서 평범한 아줌마로 이웃 아줌마들과 함께 커피를 마시며 뜨개질을 하거나 그림을 그리면서 지내지만, 함께 어울리는 아줌마들마저도 이경미씨가 10여권 이상 그 유명도서를 번역한 당사자인지 모를 정도다.

 

조용한 성격인데다 과도함을 드러내는 방식이 아니라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의 고민을 이야기하거나 커피숍에서 세상 살아가는 것들을 소재로 수다를 떠는 이웃집 아줌마의 한 사람으로 살아가길 바랄 뿐이다.

 

한 때 함께 했던 20여 년 전 동료들은 여전히 정부기관이나 공공기관에서 치열하게 활동하고 있지만 혼자만 편안한 함양에서 유유자적 즐기는 것 같아 미안함이 없진 않아 휴가 때마다 함양에 초대, 함양의 인정을 나누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다.

 

이경미씨는 대구출신으로 전북여성연합 교육위원장을 끝으로 조용하고 한가롭게 함양에서 살고 있다. 20년전 남편 곽성근씨와의 결혼은 그 자체가 이슈가 돼어 여러 잡지에 대서특필될 정도였는데, 한결 같이 대학교수의 외동딸이면서 명문대 대학원출신 이경미씨가 지리산 중졸출신이며 중증장애인출신과의 결혼을 한다는 식으로 프레임으로 취재돼 남편이 힘들어 한 적이 있었다. 평강공주와 바보온달의 구도가 설정돼 있었던 것.

 

그러나 이미 남편은 소설가로 데뷔, 책을 내고, 중졸이 아니라 대학원 이상의 재능을 드러내고 있었지만 노이즈마케팅으로 일관, 결국 남편은 40대가 넘어 고졸검정고시 독학사로 학위, 대학원을 졸업을 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번역가 이경미씨는 페미니스트이다. 부드럽고 생태적인 페미니스트이기 바랄 뿐이다. 자신을 드러내는 것보다 조용하게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가부장제는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해를 끼칩니다. 남성을 마치 관계가 필요 없거나 관계를 맺지 않는 듯이 행동하게 하고 여성을 마치 자아가 없거나 아예 필요치 않은 듯이 행동하도록 강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세상을 바라보거나 그렇게 말해서는 안 된다’고 지시하기도 합니다. 문화의 한 형태인 가부장제는 남성과 여성이 이 세상에서 어떻게 존재하고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정해놓은 일련의 규칙과 가치이며 규정이자 대본입니다. 이런 규칙을 지키지 않으면 심각한 결과를 맞이할 수 있지요. 음흉하게도 가부장제는 인간의 내면에 침투해 우리가 생각하고 느끼는 방식 나아가 우리 자신, 갈망, 우리가 사는 세상, 우리가 맺는 관계를 인식하고 판단하는 방식에 개입합니다.” 가부장제에 대한 이경미씨의 일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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