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의 신체부분 중 손(手)을 흔히 신의 손이라 말한다.
이 신의 손을 비유해서 1986년 멕시코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의 ‘디에고 마라도나’가 '신의 손사건'에서 비롯된 말인 것 같다.
제13회 멕시코 월드컵 8강전 아르헨티나 대 잉글랜드의 경기가 열린 날 양 팀 응원단끼리 패싸움을 벌이면서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퍼졌다.
이 때문에 경기장엔 경찰들이 배치됐고, 양 팀 선수들도 극도의 긴장감 속에 경기를 펼치게 됐다. 그런데 후반 6분, 아르헨티나의 에이스 ‘디에고 마라도나’가 공중에 뜬 공을 따내려 잉글랜드 골키퍼와 경합하다 손을 이용해 골을 넣었다. 문제는 주심이 이를 제대로 보지 못하면서 득점으로 인정된 것이다. 잉글랜드 선수들은 심하게 반발했지만 결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하지만 ‘디에고 마라도나‘가 4분 뒤, 그 불명예스러운 첫 골을 잊게 할 환상적인 골을 성공시키고 만다.
그 진짜 ‘신의 손’ 얘기가 있다. 미국 존스 홉킨스 대학병원에는 신의 손이란 별명을 가진 소아신경외과 ‘벤 카슨’ 박사가 있다. 그는 오늘날 의학계에서 신의 손이라는 별칭이 전혀 어색하지 않을 만큼 세계 최고의 의술을 인정받고 있는 의사이다.
그가 저명한 의사가 된 데에는 특별한 이력이 있다. 첫 번째는 많은 의사들이 수술을 포기했을 정도로 생명의 불씨가 꺼져가고 있던 4살짜리 악성 뇌 암 환자와 만성 뇌염으로 하루 120번씩 발작을 일으키던 아이를 수술하여 완치시킨 일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1987년에 세계에서 처음으로 머리와 몸이 붙은 채 태어난 샴쌍둥이를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 샴쌍둥이로 태어나 불행한 앞날이 예고되었던 파트리크 빈더와 벤저민 빈더가 ‘벤 카슨’ 박사의 수술로 인해 새 생명을 얻은 것이다.
이 수술을 통해 ‘벤 카슨’은 신의 손이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다. 그러나 신의 손을 가진 ‘벤 카슨’도 아주 어두운 성장기를 보냈다고 한다. 어린 시절 그를 보고 지금과 같은 세계적인 의사가 되리라고 생각한 사람은 없었다.
‘벤 카슨’은 디트로이트의 빈민가에서 태어나 8세 때 부모의 이혼으로 편모슬하에서 자라면서 불량소년들과 어울려 싸움질을 일삼는 흑인 불량소년에 불과했다. 그는 피부가 검다는 이유로 백인 친구들 사이에서 따돌림을 당했고, 초등학교 때에는 항상 꼴찌를 도맡아하는 지진아(遲進兒)였었다. 그는 초등학교 5학년 때까지 구구단을 암기하지 못했고 산수시험을 한 문제도 맞추지 못하여 급우들의 놀림감이 되곤 했다. 이런 불량소년이 어떻게 오늘날 세계 의학계에서 신의 손이라는 칭송을 얻을 만큼 대단한 사람이 되었을까 이다.
어느 날 그에게 기자가 찾아와서, “오늘의 당신을 만들어 준 것은 무엇입니까?” 라고 물었다. “나의 어머니, 쇼냐 카슨 덕분입니다. 어머니는 내가 늘 꼴찌를 하면서 흑인이라고 따돌림을 당할 때도, ‘벤, 넌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어! 노력만 하면 할 수 있어!’ 라는 말을 끊임없이 들려주면서 내게 격려와 용기를 주었습니다.”
‘벤 카슨’은 그의 어머니가 끊임없이 불어 넣어준 ‘노력만 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 는 말에 사로잡혀 중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공부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성적이 오르기 시작해 우등생이 될 수 있었고, 사우쓰웨스턴 고교를 3등으로 졸업했으며, 명문 미시간 대학 의대에 입학하여 신의 손을 가진 의사가 되었다.
빈민가의 불량소년, 꼴찌 소년, 놀림과 따돌림을 받던 흑인 소년을 오늘의 ‘벤 카슨’으로 변화시킨 것은 바로 그의 어머니가 해준 말 한 마디였다. 말은 보이지 않지만 무한한 창조력과 힘을 가진 인생 최대의 에너지가 아닐까 싶다. 이렇게 사람은 말의 열매를 먹고 살며, 말 속엔 크고 놀라운 비밀이 숨겨져 있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