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손(天孫)의 분노 하늘을 뚫고
천상의 빛 소나기처럼 쏟아
성령의 불길 노을을 태웠으니
용틀임의 화강암 황석이 되었도다.
활화산!
폭발하는 용암이 하늘로 튀어
붉은 사리, 푸른 사리, 황금 사리
성도, 이름도 없는 백성 7천여 명
하늘의 별 되었도다.
일본군 7만5천3백 명이 전투를 했고
전주성에서 2만7천명이 북진을 했고
4만8천3백명이 사라졌다는
일본인의 주장을 의심한다면
그것은 식민사관의 탈을 쓴
이방인(異邦人)의 한계(限界)다.
황석산성 대첩이 없었으면 (若無黃石山城大捷)
이순신의 명량대첩 있을 수 없고 (是無鳴梁大捷)
조선은 더 이상 존재할 수 없었다. (也是無存朝鮮國)
병사들이 독을 뿜어 적군을 물리친 천손의 나라
신독국(身毒國)은 천산(天山)에 살아있다.
부녀자도 노약자도 일본군을 궤멸시킬 수 있는.
우리는 자랑스러운 천손민족(天孫民族)이다!
가족과 고향에 대한 사랑으로 붉은 피 쏟아
나라를 구한 대첩을 폄하하는 자
원숭이 평수길보다 나은 점은 무엇인가?
대륙을 달리며 주름을 잡던 웅장하고 용맹한
천손인(天孫人)의 긍지와 자부심을 찾자.
고향에서는 영웅은 없다, 라고 했으니
스스로가 영웅이라고 생각하면
그것은 착각이다.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엄마. 아들, 딸, 사위, 손자
전투단위가 분소대(分小隊)가 아닌 가족(家族)이며
소총이 아닌 최종병기 활의 향연이다.
붉은 피 아낌없이 바치고도 가족에 대한 사랑의 불길이
용광로의 쇳물처럼 이글거렸고 황석산성 태웠도다.
곽준가. 조종도가, 유명개가, 정유문가, 유세홍가,
정언남가, 정대익가, 박은호가, 피난민가, 절강의 옥녀부인.
모두가 한 가족이고 이중 삼중의 사돈지간이다.
성주 백사림은 떠나면 홀가분한
고향이 다른 사람이었을 뿐이다.
안음, 함양, 거창, 합천, 초계, 삼가, 산음이
천손민족(天孫民族)으로서 조선(朝鮮)을 구한
당당하고 자랑스러운 역사의 주체임을 선포하자.
우리 모두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영웅의 노래! 장군의 노래도 부르고
둥둥, 둥둥, 둥둥 북소리 크게 울려
잃어버린 천손민족의 영혼을 부르자.
백성의 전쟁! 만인평등!
위대한 깃발을 힘차게 흔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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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한국미소문학 등단시인
황석역사연구소장 박선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