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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부호자(犬父虎子)’란 말이 있다. 말 그대로 옮겨 본다면 개 같은 아버지고, 호랑이 같은 자식이란 말이 된다. 그러나 그 뜻과 의미는 아주 다르다. 아버지는 변변치 못하나 훌륭한 자식을 두었다는 것이다. 또는 승어부(勝於父)라고도 한다. 자식이 아버지보다 낫다는 말이다.
옛 어른들의 말씀에 의하면 집안이 번성하려면 할아버지보다는 아버지가 훌륭해야 하고, 아버지보다는 자식이 훌륭해야 한다고 했다. 사람들의 대화 중 자네보다는 자네 동생이 낫다고 하면 서운하게 들리지만, 자네보다는 자네 아들이 훌륭하다 하면 은근히 미소를 지으며 좋아서 만족해지게 된다. 그러나 자네 자식이 자네보다 못하다 하면 앞날을 걱정하며 시무룩하면서 의기소침하게 마련이다. 여기에는 자기 자신이 이루지 못한 욕망을 자식을 통하여 이루고자 하는 소망과 반듯한 자식을 두었다는 강한 의지 때문이다.
모든 사람에게는 자신은 공부를 못 해서 고생을 했지만, 자식만은 공부를 많이 시켜 훌륭하게 키워 보겠다는 희생정신을 가지고 있다. 자식이 나보다는 훌륭하기를 바라는 마음은 모든 인간의 일치된 마음이다.
자식이 아비보다 낫기를 바라는 마음은 과거나 오늘이나 미래에도 같은 생각일 것이며, 특히 우리 한국인의 정신은 자식에 대한 애정과 사랑이 세계에서도 으뜸의 나라다. 자식을 위해서라면 죽음도 사양하지 않는 것이 우리 민족의 전통이다. 아비보다 낫다는 것은 사회적 지위나 경제적 부(富)에 기대는 것도 간절할 것이지만 그보다는 인생을 올바르고 성실하게 살면서 정도의 길을 걸어 사회의 모범이 되면서 국가사회에 봉사하고 공헌하는 높고 깊은 가치관과 인생관의 실현에 승어부(勝於父) 이상의 의미를 두기 때문이다.
우리는 승어부(勝於父)나 견부호자(犬父虎子)한 자식을 갖고 싶어 하는 욕심으로 운명을 탓하기 전에 먼저 자기 자신을 뒤돌아보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옛말에 부전자전(父傳子傳)이라는 말이 있듯이 일거일동(一擧一動) 상탁하부정(上濁下不淨)이라 하였다. 아버지의 평소 생활이 자식에게 그대로 반영될 수 있기 때문이며 윗물이 흐리면 아랫물도 깨끗하지 못하다는 속설이다. 주고받는 수수(授受)의 법칙이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아비와 자식 간에 전달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반대인 경우도 있다. 그 아비에 그 자식이 아닌 경우도 허다하다.
세상을 살면서 배움이 적어 부족함이 많아 남보다 뒤처지는 아비의 평소 생활을 보아온 자식은 나는 아버지와 같이 어리석게 살지 않겠다는 각오를 갖는다. 또 주색으로 인한 가정폭력과 아비의 방탄된 생활로 평생을 시달리며 마음고생으로 살아온 엄마의 한을 지켜본 자식은 절대로 아비와 같은 길을 반복하지 않겠다며 아비의 생활을 스승과 같은 교훈으로 받아들이는 경우도 있다.
자식은 부부의 합작에서 얻어진 세상에서 가장 고귀하고 값진 결과물이다. 부모는 자식에게 “네가 세상에 태어나 우리에게 행복과 미래 희망이 되어 고맙다.”라는 생각을 죽도록 가지게 된다. 자식 또한 “세상에 나라는 존재를 보내주셔서 아버지, 어머니 감사합니다.”라면서 그 은혜를 평생 갚으면서 살겠다고 다짐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우리 민족의 윤리요, 아름다운 전통이다.
인간이 세상 살면서 가장 가까운 사이가 부부간이다. 그런데 부부는 무촌(無寸) 간이라 위험성도 있다. 부부를 묶어두는 줄에는 마디(寸)가 없어 줄이 풀어질 수도, 빠져나갈 수도 있다. 그러나 형제자매는 한 부모로부터 생명을 물려받은 동기간이기 때문에 마디를 풀고 빠져나갈 수도 없다.
자식은 부모에게 가장 큰 효도가 형제 우애다. 부모는 자식들을 위해 희생을 하지만 반대로 자식은 부모에게 효도를 다 할까?
우리의 역사나 현대 사회에서 민망하고 부끄러운 일들이 흔히 나타나고 있다. 고려를 멸망시키고 조선을 개국한 이성계의 다섯 번째 아들 이방원은 세자자리를 두고 배다른 이복형제들을 차례로 살해하고 둘째 형 방과가 왕위에 오르자, 넷째 방간과 동복 간 세력다툼으로 1·2차 왕자의 난을 일으켰다.
예나 지금이나 권력과 명예, 금력의 분쟁에 총기 등장은 물론 함께 자라면서 많은 추억을 공유한 형제·자매간에 장례식에서조차 부모님에 대한 엄숙한 명복보다는 혈육의 사실에 파탄을 내는 것은 비일비재하고, 심지어는 재벌들이나 일반에서도 부모·자식 간, 형제자매 간 재산분배로 법정 다툼 등 낯 뜨거운 일들이 예사롭게 일어나고 있다.
분명한 것은 8~90대의 부모는 6~70대의 자식을 향한 걱정이 앉으나 서나 한시도 잊지 못한다. 이것이 자식 사랑이며 나보다는 훌륭한 자식이기를 모든 부모는 간절히 바라면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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