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고장 함양의 역사와 자연을 소재로 한 그림책 다섯 권이 다섯 명 의 작가에 의해 동시에 출간되었다.
책의 주무대는 함양과 상림이며 그림책의 특성에 맞게 글과 그림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먼저 눈에 뜨이는 책은 함양의 역사적 인물을 다룬 것이다.
고안덕 작가는 최치원 선생이 남긴 시를 캘리그라피로 쓰고 민화풍의 그림을 그렸다. 그래서 [고운 최치원 시로 만나다]란 책은 마치 고운의 생생한 목소리를 바로 곁에서 전해 듣는 듯한 실감을 느끼게 한다.
이영미 작가의 [함양의 비경을 거닐다- 화산12곡]은 함양의 옛 풍경들 중 용유담 이외는 잊혀져 있던 휴천의 엄천강 유역의 아름다움을 새롭게 소환하고 있다. 그리하여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사라져가고 있는 풍경들을 안타깝게 바라보며 자연과 더불어 살던 옛 선조들의 정신 또한 잊혀지는 것을 아쉬워하는 작품이다.
한편으로 생동하는 현재의 함양을 재미있게 보여주는 작품도 있다.
권순애 작가의 [같이 걸을래?]는 지역의 다양한 활동에 참여한 작가의 경험이 잘 살아난다. 책에는 함양의 이곳 저곳을 함께 다니며 마을의 모습들을 살피던 인물들의 표정이 생생하게 살아나 있다. 따라서 독자들은 책의 페이지를 넘기는 동안 그들과 함께 걸으며 새롭게 함양을 바라볼 수 있다.
그리고 지역에서 받은 느낌과 생활을 싱싱한 활력과 신선한 상상력으로 표현한 그림책으로는 [내 이름은 과묵이] (장태선)와 [노니는 바람] (강가)이 있다.
[내 이름은 과묵이]는 함양이 좋아 귀촌한 사람이 함양을 방문한 사람들과 함께 이른바, 슬기로운 산골생활을 하는 모습을 그린다. 그런데 그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말하는 것은 과묵이라는 고양이다. 그래서 책 전체에는 자연스럽게 익살미와 유모어가 배어 있어서 독자로 하여금 싱그러운 미소를 짓게 한다.
[노니는 바람]은 상림이 지닌 장소성을 ‘생명’과 ‘자유’라는 키워드로 펼쳐낸 책이다. 따라서 글과 그림에는 구체성과 추상성이 조화롭게 결합되어 있어서 독자들에게 상림 숲으로 오라고, 와서는 진정한 ‘삶의 의미’를 다시금 찾아 보시라고 손짓한다.
이들 다섯 명은 평소 ‘일상그리기’(지도 강사 박중기)라는 모임을 통해 꾸준히 그림을 그려왔다. 그러다가 취미 활동의 단계에서 벗어나 전문가로 도약하기 위한 노력의 한단계로써 그림책 그리기를 목표로 삼았다. 그러다 함양군의 “소규모 공동체 활성화 지원사업”의 도움을 받아 책을 출간하였다.
모임의 고안덕 대표는 “지역 사회의 도움을 받아 이루어진 ’무엇인가‘를 지역사회를 위해 돌려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다행히 함양을 알릴 수 있는 그림책을 출간하여 마음빚을 조금 갚는 느낌이다.”라고 말한다.
이들 그림책은 함양 예총의 “상림 주민문화활동” (10월 30-31일) 기간에 전시장에서 볼 수 있으며 이후 책의 열람은 <강가요가원>에서 할 수 있다.
이정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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