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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일 백전면 출신, 남양주신문사 회장] 부부(夫婦)란 삼생(三生)의 연분(緣分)이다
 
함양신문 기사입력  2024/09/10 [09:28] ⓒ 함양신문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부부란 불완전한 관계인 남남지간의 남자와 여자가 결합하여 완전한 관계로 거듭 태어나게 되는 것이 결혼이란 만남이다. 부부란 묘한 것이 결합만 하면 정신과 몸, 마음이 하나가 된다. 또한 부부가 되면 무슨 일이든 상호 무한의 책임감을 가지게 된다.

 

너 없이는 나 못살고, 나 없인 너도 못사는 일심동체라고도 한다. 인연으로 만나 일평생 생사고락을 함께하다 죽어서 무덤까지도 한 지붕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무촌이다. 부모와 자식 간은 1촌이요, 형제간은 2촌이며, 3촌, 4촌으로 이어진다. 그런데 여기에 위험을 항상 안고 살아가게 된다. 부부와 친구, 동지는 무촌이라는 게 배신을 하게 되면 가장 무서운 화력이 폭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근본의 원인은 무촌이기 때문이다.

 

배신은 모든 것을 잘 알고 있는 가장 가까운 곳에서 나타나게 되며, 침대를 함께 사용하는 부부와 비밀이 없는 가까운 친구 또는 운명을 함께하는 동지로 불가근(不可近) 불가원(不可遠)으로 코로나와 같은 관계일 수도 있다.

 

아버지와 아들이 집안의 중요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방에 엄마가 들어와 함께 자리를 했는데 아버지의 이야기가 계속되자 아들이 “아버지, 이 자리에 남이 있는데요?” 하니, 아버지가 “아, 그렇구나!” “내일 이야기 하자.”라고 하면서 중단을 했다는 것이다. 부부란 부모와 자식 간의 혈통보다 가까운 사이지만 그것은 인연으로 맺어진 관계이지 혈통이 아니기 때문에 때로는 양극으로 치닫는 아슬아슬한 극치의 관계로 크고 작은 결연(結緣) 속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부부는 곧 새로운 가정을 이루는 것을 근본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서로 사랑하고, 이해하고, 양보하고, 배려하며, 협력을 바탕으로 상대를 인정하면서 버티면서 살아가는 것이다.

 

인생 제일 가까운 사이가 부부다. 때문에 지켜야 할 예의와 인내도 필요하다.

 

부부의 파경은 가정의 파산이다. 부부가 헤어진다는 것은 인내력이 부족함에서 가져온 인생 역경(逆境)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

 

필자는 1965년 9월 11일 추석 다음 날에 동갑내기 초등학교 입학 동기와 결혼하여 59년을 함께 살고 있다. 내년이면 결혼 60주년이 되는 해이다. 우리 부부에서 아들 하나, 딸 셋에서 증손녀, 증손자의 4대에 이르기까지 슬하에 23명이 있는데 나의 성을 가진 천안 전(全) 씨는 11명이고, 나머지 12명은 여러 성씨의 집합소이지만 멀어야 4촌이다 보니 모두가 화목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활기가 넘친다.

 

내 인생에 성공한 것이 있다면 며느리를 자식으로 인연을 맺은 것이다. 30년을 함께 살다 1년 전 “내가 욕심이 많아 30년을 손자와 함께 살았으니, 너희들도 너희 자식 부부와 손자들을 집으로 들여 함께 살아보라”고 하며 분가했다. 자식들이 우애를 나누고 사는 것은 내가 자식의 중매를 한 며느리의 공로다.

 

독자들에게 권하고 싶다면 부부도 중요하지만, 들어온 자식을 잘 만나야 한다는 것을 참고로 당부하고자 한다. 더 첨가한다면 며느리는 한 단계 낮추고, 사위는 한 단계 높이는 것이 좋다.

 

필자의 나이 48살에 초청을 받아 주례를 보게 된 것이 20여 년 동안 약 800쌍의 직업도 아니면서 주례봉사를 했다.

 

결혼이란 인생 일대기에 필수이며, 봄에 식목을 하듯 적기에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부부란 하느님과 부모님이 맺어준 천생의 연분이라 하지만 그것보다는 부부에겐 세 가지의 연분이 있다. 첫째, 전생(前生)의 연분이다. 양가 부모님이 아들과 딸을 각기 출생을 하여 인연이 된 연분이며, 둘째는 금생(今生)의 연분이다. 많고 많은 남녀 중에 두 사람이 부부가 되었다는 것은 본인들의 인연인 금생의 연분이다. 전생과 금생의 연분으로 만나 평생을 행복하게 살다 저세상에 가서도 다시 인연이 되기를 바라는 삼생의 연분으로 맺어진 것이다. 참으로 소중한 인연이다.

 

80의 노인이 아직도 많이 살아야 하는 후배들에게 당부하고 싶다. 위선은 진실을 이길 수 없으며, 강한 것은 부드러움을 이길 수 없다. 부부 생활의 수칙으로 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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