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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김씨 탁영 김일손, 하동정씨 일두 정여창, 섬진강변 노닐며 읊은 시류 한가한 구름은 자취 없이 두류산을 스쳐 지나가네
- 閒雲無迹過頭流·한운무적과두류
 
함양신문 기사입력  2024/07/08 [09:38] ⓒ 함양신문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푸른 물결 넓디넓은데 노 젓는 소리 부드럽고(滄波萬頃櫓聲柔·창파만경노성유)/ 소매 가득 맑은 바람 도리어 가을인 듯하네.(滿袖淸風却似秋·만수청풍각사추)/ 고개 돌려 다시 보아도 (지리산) 진면목이 아름다운데(回首更看眞面好·회수갱간진면호)/ 한가한 구름은 자취 없이 두류산을 스쳐 지나가네.(閒雲無迹過頭流·한운무적과두류)

 

위 시는 조선 중기 문신 탁영(濯纓) 김일손(金馹孫·1464~1498)의 ‘백욱 정여창과 함께 두류산을 유람하고 돌아와 악양호에서 뱃놀이하다’(與鄭伯勖汝昌同遊頭流 歸泛岳陽湖)’로, 그의 문집인 ‘탁영집속(濯纓集續)’에 있다. ‘두류시(頭流詩)’로도 알려졌다. ‘백욱(伯勖)’은 정여창(鄭汝昌·1450~1504)의 자(字)다.

 

김일손은 1489년(성종 20) 4월 14~28일 15일 동안 정여창과 지리산을 유람하였다. 지리산을 내려와 김일손이 “큰 산을 둘러보았으니 악양으로 가 큰 강물을 보고 싶다”고 하였다. 정여창은 거처가 있는 하동군 악양으로 가며 ‘두류산을 유람하고 화개현에 도착하여 지음’(遊頭流山到花開縣作·유두류산도화개현작) 또는 ‘악양(岳陽)’이란 시를 지었다. 김일손의 위 시는 정여창의 그 시에 차운한 작품으로, 섬진강에서 느낀 봄 정취와 지리산의 웅장한 자태를 읊고 있다.

 

김일손은 점필재 김종직의 문인으로 무오사화 때 희생됐다. 두류(頭流)는 지리산의 별칭이다. 첫 구에서 넓은 물에 배 띄우고 노닐며 느낀 감정을 묘사했다. 둘째 구에서 동정호에 부는 시원한 바람을 읊었다. 셋째 구에서 유람하고 돌아온 지리산을 뒤돌아보며 그 아름다움을 노래했고, 결구인 넷째 구에서는 한가한 구름이 스쳐 지나는 지리산 모습을 드러내었다.

 

함양 청계서원(咸陽 靑溪書院)은  함양군 수동면 원평리에 위치하고 있으며, 조선 연산군 때 학자인 ‘문민공 김일손(1464∼1498)’을 기리기 위한 서원이며, 함양 남계서원은 정여창(鄭汝昌)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기 위한 서원으로 1566년(명종 21)에 ‘남계(藍溪)’라고 사액되었으나, 1597년(선조 30) 정유재란(丁酉再亂)으로 소실되었다가 1603년에 나촌(羅村: 현재 함양군 수동면 우명리 구라마을)으로 옮겨 복원, 1612년 옛 터인 현재의 위치에 중건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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