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청년 시절, 정현종 시인의 시를 즐겨 암송했었다. 지금도 필자의 뇌리 속에 깊이 간직된 한 편의 시, 정현종의 “방문객”.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
11월 초, (前)재창원 함양군향우회장 회장을 역임한 강선식 회장으로부터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졸작이나마 제 인생을 돌아보는 의미에서, 회고록을 출판하게 되었습니다. 공사다망하오나 부디 참석하셔서 자리를 빛내주시면 정말 고맙겠습니다.”
강선식 회장은 함양군 유림면 옥매리 빈농의 아들로 태어나, 나이 스물(17세)도 되기 전, 대처로 나가 밑바닥 인생살이를 했었다. 이후 해군 사병을 거쳐 마도로스로 전 세계를 전전했다. 이어 유아 교육계에 투신, 약 40여년간 유아교육자 겸 유아교육정책전문가로 헌신했다.
필자는 여러차례 강선식 회장과 식사자리를 함께 했다. 그는 식사자리에서 “정말 우리 집안은 가난했어요, 그 가난을 떨구기 위해 모진 고생을 했지요, 흔히 여러 번 실패하고도 다시 일어서는 것을 보고 ‘칠전팔기(七顚八起)’라고들 합니다만 저는 내 인생을 칠전팔기를 넘어 ‘팔전구기(八顚九起)’라 칭하고 싶을 정도로 열심히 살아왔습니다. 제 인생에서 신명을 바쳐 일했던 유아교육계에서도 이제 은퇴했습니다, 남은 시간 동안 많은 사람들과 삶의 지혜를 나누고 또 더 배우면서 살아가고 싶습니다, 특히 고향사회에 필요한 존재가 되고 싶습니다.“
지난 11월 26일(토) 강선식 회장의 회고록 출판기념식이 창원컨벤션센터 600호 강당에서 개최되었다. 강당에 들어서니 책 제목 “기적의 세월, 도전의 역사” 현수막이 붙어져 있다. 책표지에는 그의 지난날 행적이 나열되어 있다.
(前)명신대 사회복지학과 겸임교수, (前)법무부보호복지위원회 창원시 의창구 위원장, (前)경남저출산 위원회 위원, (前)자연보호 창원시협의회장, (前)창원시 지방법원 민사조정위원, (前)한국유치원총연합회 운영위 부회장, (前)유아교육법 제정 추진위원, (前)경남유치원 연합회 창립추진위원장, (前)경남보육시설연합회 사무국장, (前)창원시 어린이집연합회 초대회장, (前)창원시정책위원회 부위원장, (前)경남지체장애인협회 자문위원, (前)민주평화통일 창원협의회 자문위원, (現)창원시봉림동 제1기 주민자치회회장.
이번 출판기념회에 손님으로 참석한 허성무 (前)창원시장은 “강선식 회장은 오랫동안 창원시 발전을 위해 노력하셨습니다. 특히 시민들에게 자연보호의 중요성을 고취시키기 위해 많은 활동을 하셨지요, 매사 정도를 걷는 강선식 회장의 이번 출판기념회를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라고 말했다.
강선식 회장은 만학도로 이름높다, 1992년 경남대학교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을 수료했다. 이때 제출한 졸업논문은 <물류시스템과 해운사업>이었다. 2009년에는 <저출산시대의 보육정책방향>으로 석사논문 학위를 받았다.
강선식 회장이 이번에 상재한 회고록 <기적의 세월 도전의 역사>에는 낯익은 인물들이 등장한다. 노무현 (前)대통령, 허성무 (前)창원시장, 문성현 (前)통합진보당 대표, 김지수 (前)경상남도의회 의장, 천사령, 이철우, 임창호, 서춘수 (前)함양군수…, 이들 중 문성현 (前) 당대표는 필자 강선식 선생과 죽막고우 사이다.
작가 강선식은 위에 열거한 인물들과의 가진 추억 그리고 이 인물들에 대한 인물평을 담담하게 그려나가고 있다.
출판기념식장에서 작가 강선식 회장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자신의 앞날을 이렇게 말한다.
“나는 이 책을 통해 내가 걸어왔던 지난날들을 기탄없이 보였습니다, 제가 생각해봐도 저는 정말 열심히 살아왔습니다, 나는 앞으로도 할 일이 무척 많습니다. 공부도 해야하고 사업도 해야하고 봉사활동에도 매진해야 합니다. 내게 주어진 임무들은 아직도 많은데 시간이 너무 빨리 가는 듯해서 분주하고 초조합니다. 저에게 남은 30년을 위해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습니다…”
30년을 더 살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의 나이 100세. 30년후 그는 제2의 “인생 회고록”을 출간하겠다고 기염을 토한다.
출판회 축하공연으로 바이올린연주와 난타공연이 있었다. 코로나로 인하여 지쳐있던 관객들은 함께 박수도 치고 음악을 들으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강선식 회장은 필자에게 이런 말을 한다. “요즘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격언 뭔지 아십니까? 요명중정(窈冥中精)입니다. 풀이하면, 짙은 어둠 속에서 새벽이 동튼다. 나이 70이면 짙은 어둠 인생황혼이라고들 하는데,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새로운 인생 2모작을 일굴 절호의 찬스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내 나이 70세, 새로운 기적을 펼쳐보기 위해 열심히 살아볼 생각입니다, 그래서 내 인생의 새로운 새벽을 맞이하고 싶습니다.”
그의 노익장에 박수를 보낸다! 강선식 저(著) <기적의 세월 도전의 역사>는 도서출판 두레북에서 출판했으며 총 260페이지로 구성되어 있다.
정상목기자mogsang113@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