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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전경익] 잘난 이도 못난 이도 모두 스승이다
 
함양신문 기사입력  2022/11/14 [10:23] ⓒ 함양신문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어떤 사람이 이런 말을 했다. 부자를 보면 괜히 신경질이 났다. 전후좌우 따져 볼 겨를도 없이 화가 났다. 나이도 그렇게 많지 않은데 부자가 된 사람을 보면 더욱 짜증이 났다. 노력 없이 부자가 된 것처럼 보이는 사람을 보면 욕이 튀어나오기도 했다. 자기와 가까운 사람이 잘 풀리는 걸 보면 질투와 시기심에 마음이 쓰리고 괴로울 때가 많았다. 사촌이 땅을 사도 배가 아팠다. 잘 나가는 학교 동창이나 동료들을 보면 괜히 마음이 편치 않았다. 단 한 번의 누락도 없이 승진하는 동료에게 겉으로는 축하한다고 했지만 속이 쓰린 적이 있었다.

 

직장의 어느 고위직에 있는 사람은 후배들을 적지 않게 무시했다. 동료나 부하들이 아무리 옳은 말을 해도 듣고 싶어 하지 않았다. 듣는 시늉은 했지만 귀담아 듣지 않고 무시했다. 이 사람은 시간이 갈수록 높아만 가는 나만의 성(城)에 결국 포박되고 말았다. 같은 승진대열에 끼이지 못한 낙오자는 핑계만 늘어갔다. 나의 부진함은 부모·학력·배우자·아이들·건강 때문이지 나의 책임이나 노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고 핑계 대기에 여념이 없었다. 상사를 무시하지는 않았지만 존경하지도 않았다. 일 잘하는 동료를 질투하지는 않았지만 내심으로는 인정하지도 않았다. 일 잘하는 부하에게 미소는 보냈지만 진심 어린 칭찬이나 격려를 전하지는 아니했다.

 

공자의 교훈을 되새겨 보자. 子曰 三人行 必有我師焉 擇其善者而從之 其不善者而改之(자왈 삼인행 필유아사언 택기선자이종지 기불선자이개지):공자께서 말씀 하시기를 세 사람이 길을 가면 그중에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 그중 선한 자에게서는 선함을 따르고, 선하지 못한 사람을 보면 나를 고치면 된다.

 

세상 사람들 모두가 나에게 선생이 될 수 있다는 교훈이다. 잘난 사람에게서는 잘남을 배우고, 못난 행동을 하는 사람을 보면 그를 반면교사로 삼아 나를 고치면 된다는 것이다. 내가 어떻게 생각했는가, 내가 어떻게 행동했는가, 가까운 가족이나 동료, 상사, 선후배들을 어떻게 대했는가가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다. 잘난 사람도 있고 못난 사람도 있다. 능력 있고 훌륭한 가문에서 태어난 사람이 있고, 가난하고 볼품없는 가문에서 태어난 사람도 있다. 선한 사람도 있고, 악한 사람도 있다. 배우기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배우기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

 

부자를 보며 신경질을 낸 것이나 승진한 동료를 보며 마음이 괴로웠던 건 그 부자나 동료가 아니라 나에게 원인이 있었던 것이다. 나는 나중에 절대로 저런 상사는 되지 않아야지 다짐하지만, 그게 마음처럼 잘 되지 않는다. 아무리 지독한 상사도 시간이 지나면 떠나가게 된다. 기다림과 인내가 필요하다. 그 지독했던 상사도 욕만 할 게 아니라, 지나고 보면 나를 가르치는 스승이 아니었던가!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왔다. 기술과 자격증이 자산이고 영어와 학력이 자본이었지만 그러다가 인생 후반전이 되면 사람이 귀한 자산이 된다. 너무나 상식적인 이야기이지만 건강한 나, 건강한 배우자, 건강한 자녀… 이것만으로도 귀한 존재인 것이다.

 

‘동학 개미 운동’의 의병장으로 불리는 메리츠자산운용 존 리 대표는 이런 말을 했다. 「지금 젊은 사람이라면 월급의 10%만 주식에 투자해도 노후 준비는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주식은 하루라도 빨리 시작하고, 하루라도 늦게 팔아야 합니다. 주식으로 돈을 많이 번 사람들은 하나같이 오랫동안 투자한 사람들이며, 10% 오르면 팔고 10% 떨어지면 손절매하는 건 투자가 아니라 카지노 게임입니다. 미래에 대한 투자를 뒤로 미루고, 소비에 우선순위를 두는 생활습관을 바꿔야 합니다.」존 리 대표가 부러움과 질시의 대상이 아니라 그를 통해 작은 도움이라도 받을 수 있다면, 그가 바로 경제 선생이다. 목표를 정하는 그 분야에서 모범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실패한 사람들도 보인다. 하지만 알고 있다고 모두 그렇게 하는 것도 아니다. 쉬운 것 같으면서도 어려운 게 배움이다. 특히 나이 들어 누군가에게 배우는 일은 더욱 어려운 일이다. 내가 유연해지고 겸손해지고 비워져야 밖에 있는 것이 내 안으로 들어오게 된다.

 

전경익 

전 경상국립대학교 토목공학과 겸임교수·함양중학교 15회

2022. 1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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