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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암 소재우] 입춘, 희망찬 봄을 맞이하는 절기
 
함양신문 기사입력  2022/01/28 [15:07] ⓒ 함양신문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  송암 소재우 본지논설위원   © 함양신문

 코로나로 어려운 때이지만 대한이 지나니 추위는 가고 설날과 입춘(立春)을 함께 맞으니 봄이 오누나 하고 기대해 본다. 입춘은 대한과 우수 사이에 오는 절기로 음력설 전후에 든다. 이날부터 절기상으로 봄이 시작된다고 여겨왔다. 입춘 전날을 지난 철의 마지막 절분(節分)이라하며 이날 밤을 해넘이라 불렀으며 밤에 콩을 방이나 문에 뿌리어 귀신을 쫓고 새해를 맞는다고 세시풍속에 기록되어있다. 또 입춘을 태양 궤도상(황도) 절기로 연초로 본다.

 
 입춘부터 15일간을 5일씩 3후(候)로 나누는데 초후(初候)에는 동풍(東風)이 불어서 얼어붙은 땅을 녹이고, 중후(中候)에는 겨울잠을 자던 벌레가 움직이기 시작하고 말후(末候)에는 물고기가 얼음 밑을 돌아다닌다고 했다.

 
 조선 시대에는 춘첩자(春帖字)라 해서 봄을 축하하는 시를 적어 이날 선물로 주고받았다 한다. 영조 39년에는 춘첩자를 지어 올릴 인원수를 8명으로 정해 일년에 3번 지어 올리게 했다. 정조5년에는 입춘 첩자(帖字)는 기도하는 송도(頌禱)뿐만 아니라 잠규(箴規)하는 뜻이 있다 해서 규장각의 제학, 직제학, 직각의 대교는 첩사(帖詞) 두 편씩을 뽑아 직접 써서 승정원에 올리게 했다. 채점해 합격한 것은 궁궐 기둥이나 문설주에 붙이게 했다고 동국세시기에 기록 되어 있다고 한다.

 
 일반 양가(良家)에서는 입춘은 새해를 상징하는 절기이고 봄을 맞이하는 날이어서   봄의 형상에 적합한 축하, 기원, 경계 등을 글로 쓰는데 이를 입춘축(立春祝) 춘축(春祝)이라 한다. 종이에 좋은 글을 써서 입춘일에 대문이나 기둥에 붙이므로 입춘첩(立春帖), 입춘방(立春榜) 문첩(門帖)이라 했다. 그리고 기둥이나 문에 대구(對句)의 글을 지어 붙인다 해서 춘련(春聯), 대련(對聯)이라고 한다.

 
 그리고 입춘첩의 대표적인 글귀는 다음과 같다.

시화세풍 (時和歲豊) 입춘대길(立春大吉) : 나라 안이 태평하고 풍년이 들며 입     춘을 맞아 크게 대길하다 
소지황금출(掃地黃金出) 개문만복래(開門萬福來) : 땅을 쓰니 황금이 나오고 문     을 여니 만복이 들어온다.

 부모천년수(父母千年壽) 자손만대영(子孫萬代榮) : 부모는 오래오래 사시고 자손은 오래토록 번영하다. 등의 좋은 글귀가 많다.

 
 입춘에는 이런 풍속도 전한다. 입춘전후에 받아둔 빗물이 입춘수(立春水)이다. 이 물로 술을 빚어 마시면 아들을 낳고 싶은 서방님의 기운을 왕성하게 해 준다고 여겼다. 또 가을 풀 섶에 맺힌 이슬을 털어 모은 물로 엿을 고아먹으면 백병을 예방한다고 여겼다.

 
 지방에 따라 입춘 날이나 대보름 전날에 베푸는 ‘아홉 차리’라는 민속이 있었다. 새봄이오니 부지런히 일하고 가난하지만 근면하고 끈기 있게 살라는 교훈적인 세시 민속이다. 이날은 각자 소임에(직업) 따라 아홉 번씩 부지런하게 일을 되풀이하면 한 해 동안 복을 받고 그렇지 않으면 화를 받는다고 믿었다. 글방에 다니는 아이면 ‘천자문’을 아홉 번 읽고, 나무꾼은 아홉 짐의 나무를 하며, 노인이면 아홉 발의 새끼를 꼰다. 계집애들은 나물 아홉 바구니를, 아낙네들은 빨래 아홉 가지를, 길쌈을 해도 아홉 바디를 삼고, 실꾸리를 감아도 아홉 꾸리를 한다. 매를 맞아도 아홉 번 맞는다. 굳이 아홉 번이라 함은 많이 했다는 의미이며 우리 조상들의 숫자 개념상 최고의 양수이기 때문이다.

 
 입춘 전일에는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착한 일을 해야 연중 액(厄)을 면한다는 적선공덕(積善功德)의 복지 민속이 있다. 밤에 몰래 냇물의 징검다리를 놓거나 낮에는 가파른 고개길을 낮게 깎아 놓기도 한다. 다리 밑 거지(동냥) 움막 앞에 밥 한 솥 지어 갖다 놓거나, 행려병자(行旅病者)가 누워있는 원 문전에 탕약을 끓여 몰래 놓고 오는 등 남모르는 선행을했다. 입춘 적선행으로 새해 덕을 쌓으며 출발하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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