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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향작가 전희식의 마음 챙기기] 영성 시대
 
함양신문 기사입력  2020/11/23 [11:34] ⓒ 함양신문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 전희식 ‘똥꽃’저자  © 함양신문

2020년 11월 초순. 나는 남양주 깊은 산속 어느 수도원에 있었다.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꼬박 3일 동안 진행하는 영성 프로그램이었다. 3박 5일 행사였던 셈이다. 9월에는 전주의 어느 기독교 기관에서 하는 프로그램에 2박 3일 갔었고 10월에는 제주에서 맞춤형 프로그램을 설계하여 진행하기도 했다.

 

물맛의 깊이를 알면 세상맛을 아는 것이라는 옛말이 있다. 맹물 맛은 나이 들수록 깊어지는 게 사실이다. 명상 프로그램도 물맛과 비슷해 보인다. 아무리 반복해도 같은 맛이 아니고 심연을 알 수 없는 깊이에 가닿는 느낌이다. 90년대 초반에 입문한 뒤로 줄곧 그렇다.

 

요즘은 영성 프로그램이라고 하면 ‘어떤 영성 프로그램이냐?’는 물음을 듣게 된다. 어느 기관에서 어떤 내용으로 진행하는 것인지를 함께 얘기해야 할 정도로 사람들에게 영성 수련, 명상 수련이라는 말이 익숙해 있다. 감정 코칭, 에너지 힐러, 원 니스(oneness), 마음 챙김 등의 용어도 익숙해진 편이다.

 

사람에 따라 명상 프로그램이라고도 하고, ‘코스 다녀왔다.’라고도 하고, ‘마음공부한다.’라고도 한다. 영성이라는 말은 다양하게 이해되고 있다. 기관이나 사람마다 이해의 편차를 보이기도 하는데 용어를 달리하기도 한다. 번역상의 애로 때문에 아예 원어를 쓰기도 한다.

 

영성 관련 기관이나 단체도 엄청나게 많은데 국제적인 교류들도 많다. 특히 인도에서 출현한 명상 기관들이 한국에 많다. 내가 직접 참가해 본 것만 해도 브라마 쿠마리스, 아난다 마르가, 위파사나, 마인드풀니스 등이다. 국내 역사가 긴 야마기시나 동사섭, 깨 장/나 장, 방하 등과 단월드, 석문 등 호흡과 선수련 단체까지 포함하면 셀 수 없이 많다.

 

이들 프로그램에서 추구하는 방향과 가치는 거의 같다. 새로운 세상 맛보기와 새로이 살기라고 하겠다. 3차원 감각 세상 너머의 세상이 차원을 달리하여 존재하고 있음을 알아채고 현실 세상에서의 부질없는 어리석음과 탐욕을 내려놓자는 것이다. 고요의 접경지대를 마음에 품고 진정한 행복의 길로 가기 위해 고통의 뿌리를 제거하자는 것이다.

 

수행 분야의 갈래를 나누고자 할 때 참고할 자료는 많다. 사람의 기질과 성향에 따라 수행법이 갈리기도 한다. 내 경험에 의하면, 상황에 따라 적합한 수행법이 있기도 하다. 나는 화두선(간화선)도 좋았고 동학의 주문 수련 같은 염불선도 좋았고 행선도 좋았다. 감각에 집중함으로 해서 일념을 이루는 위파사나의 묵언 수행도 매우 강렬했다. 틱낫한 스님의 걷기 명상을 연상케 하는 미내사 클럽(herenow.co.kr)에서 진행하는 ‘어싱’도 좋다. 미내사 클럽의 중앙 연수원이 함양의 서하에 있다. 이원규 대표는 지역사회에 기여하기 위한 각별한 뜻을 갖고 계신 것으로 안다.

 

코로나 이후의 일상을 영성 시대의 도래에 맞춰 삶의 영성화로 설정하는 견해들이 있다. 위기적 지구 문명의 출로로서 영성 시대 또는 명상의 사회화라고 해도 되겠다. 인간 지성이 갖는 인지의 폭과 대상, 이성과 합리의 제한적인 해결 능력을 알아채고 신성한 존재로서의 인간 본연의 품성을 계발하는 흐름이라 할 것이다. 감사와 배려가 미세한 입자로 움직여서 성스러운 사랑과 자비로 피어나는 과정이라고 이해한다. 이를 자양분으로 하여 튼실한 알맹이가 되어 갈 것이다.

 

현실 문제를 외면하고 도리의 제도적 문제마저 눈을 가리게 하는 것이 아니라 참 자아를 발견하여 고요하면서도 생기 넘치는 삶을 창조해 가는 시도라 하겠다. 초기에는 종교단체의 특화된 외부기관이 많았으나 요즘은 종교나 제도권 성직자를 넘어서서 누구나 가닿을 수 있는 내면의 신성을 강조한다. 오강남-성혜영 교수는 일찌기 <종교, 이제는 깨달음이다>(동명의 책 이름)고 설파했다.

 

nongj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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