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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채중] 벌초(산소 돌봄)
 
함양신문 기사입력  2020/09/28 [10:24] ⓒ 함양신문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 화산서원 이사 임채중  © 함양신문

벌초 계절이 지났다 추석 성묘를 앞두고 조상의 무덤을 찾아 풀을 베고 깨끗이 청소를 한다. 산사람 집안청소이며 머리 손질하고 단장하는 모습과 비슷하다. 1년에 한번 행사이며 자손이 많은 집안은 축제 같은 곗날기분이지만 딸만 낳은 집안이나 자식들이 이민 간 집은 박서방 오기만 기다린다.

 

‘처삼촌 벌초한다’는 말은 젊은 세대 맞지 않다. 처갓집 아들이 없어 사위나 다른 사람이 대충 건성으로 대신할 때 흔히 하는 말이지만 처갓집 기둥에도 절한다는 젊은 세대에겐 생소한 말이다. 화장으로 묘지를 조성하지도 않고 자연으로 보내 기회를 얻는 행운도 흔치않다.

 

전국토가 오래지 않아 묘지로 가득 찬다고 묘지평수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걱정도 한갓 기우에 그쳤다. 그렇지만 조성되어 있는 조상들의 묘소는 자손들 관리를 한다. 조상숭배 사상, 조상신을 믿는 사람이나 유교적 신앙이 두터운 사람은 벌초를 하는 것도 효의 연결이라 생각하며 정성을 다한다.

 

올해 코로나19는 벌초하는 풍습을 바꾸었다. 1년에 한 번씩 모여 산소주변 풀 베고 청소하며 조상들의 음덕을 기리고 복을 바라는 기회를 빼앗아 갔다.

 

전염병 감염을 우려 모여서 일하는 것을 중지했다. 대충 처삼촌 벌초식으로 하거나 벌초대행사에 맡기고 코로나가 지나가고 추석에 성묘 올 때 술 한 잔 드리면서 불효를 코로나 19에 핑계하며 지나간다.

 

벌초하는 일은 중노동이다 요즈음 신형 예초기가 나와서 잔디 깎는 일이 한껏 수월해졌다. 잠시 동안 땀 흘리고 갈구리로 긁어 버리면 끝나지만 조상들의 산소가 많아 이산저산 옮겨 다니면서 벌초하고 길 찾아다니기는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우거진 풀숲과 쓰러진 나무가 길을 막고 다음 묘(산소)까지 가기는 땀이 범벅이고 가파른 길 헐떡이며 가시나무에 상처가 난다. 먼 길 오느라 아침밥도 먹지 않은 길손들(고향 찾은 외지거주 자손)에겐 곤욕이다.

 

집안행사에 참석치 못한 자손들은 얼마만의 돈을 내고 생업에 종사하거나 못 오는 경우도 종종 있다. 자손들이 오지 않아 무성하게 자란 풀이 무덤을 덮어 흉가와 같은 모습이다. 아들손자는 여러 명 되지만 몇 년 동안 방치되어 있어 안타깝다. 연로하거나 사정으로 찾지 않은 조상의 묘지는 자손들이 오기를 기다린다.

 

어린 시절(20代)부터 어른들 따라 벌초를 했다. 일종의 사역병처럼 당숙, 종형 함께 따라 다니기도 힘들지만 익숙지 못한 낫질에 쉬지 않고 땡볕에서 일하기는 현기증이 날 정도다. 아침 일찍부터 하루 종일 점심은 저녁때가 되어야 일이 끝났다. 간식으로 소주한잔은 더욱 지치게 한다.

 

같이 일하시던 당숙들과 종형들은 묘지의 주인이 되어 벌초와 성묘를 받고 있다. 그 아들딸들이 부모의 묘소를 관리한다.

 

물러난 당숙과 종형의 역할을 맡을 계승자가 나타나지 않아 조상들의 산소를 찾아 성묘하는 풍습은 사라져 가고 있다.

 

어느 지방자치단체에서는 그 지역에 있는 모든 묘소를 등록하여 등록비를 받고 벌초업무를 대행한다. 묘지가 넓고 호화 묘소는 가산금을 부과하며 규정에 맡는 묘소는 벌초를 대행하고 있어 외지에서 찾아오는 번거로움을 줄이고 대행사가 벌초하고 자손들은 추석을 맞아 성묘한 후 대금을 정산하여 효와 경제성을 올리고 있다. 권장할만한 방법으로 효를 실천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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