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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충현 출향인의 고향 그리기] 성공적인 미래 함양인 육성을 위하여
권충현 재외함양군향우회 연합회 회장
 
함양신문 기사입력  2020/09/28 [10:23] ⓒ 함양신문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권충현 재외함양군향우회 연합회 회장   © 함양신문

우리 함양은 지리산과 덕유산 사이의 궁벽한 오지였음에도 예로부터 추로지향(鄒魯之鄕)으로 널리 알려졌다. 추로지향이란 공자(孔子)나 맹자(孟子)의 고향처럼 향민들이 열심히 공부하고, 배운 것을 궁행실천하면서 서로를 존중하고 사랑하고 배려하며 사람답게 살아가는 유향(儒鄕)을 말한다. 이런 고장에서는 자라나는 세대들의 교육을 매우 중시한다.

 

이런 역사적인 교육적 풍토가 있었기에 우리 함양인들은 식민지배와 전쟁으로 가난하고 어려웠던 시절에도 자식들을 열심히 교육했으며 그 결과 인구가 적고 궁벽한 고장임에도 근년에 헌법재판관, 장차관, 국군보안사령관, 노사정위원장, 대한항공사장, 타지로 나가 그곳에서 선출된 출향인 국회의원이나 지방자치단체장, 강하고 튼튼한 기업 경영자 등 수많은 인재를 배출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우리 함양이 힘써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우리 고장의 학생들을 잘 교육시켜 훌륭한 인재로 키우는 일이다. 함양에서 나고 자라는 우리의 아이들이 함양은 물론 우리나라 나아가 이 세상을 더욱 살기 좋은 곳으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인성과 실력을 갖춘 인재로 자라도록 잘 교육하는 것이 다른 무엇보다 중요하다. 산삼 엑스포의 성공적 개최, 농공단지의 유치와 조성 등도 물론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일은 바로 함양의 교육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도록 성원하고 촉진하는 일이다.

 

교육의 성패를 가름하는 요인은 수도 없이 많다. 필자는 교육의 본질을 살펴보고 우리 함양 사회가 성공적 교육을 위해 바꾸어 나가야 할 사항 딱 한 가지를 결론으로 제언하고자 한다. 교육활동의 본질은 교(敎)라는 글자 속에 이미 들어 있다. 교(敎)라는 글자는 배우는 사람을 의미하는 아들 자(子)자, 그를 바르게 자라도록 톡톡 치면서 가르쳐주는 것을 의미하는 칠 복(攵)자, 그리고 그 가르침을 본받고 따라 하는 것을 의미하는 본받을 효(爻)자가 합쳐져서 만들어진 글자이다. 다시 말하면 교육의 교(敎)는 윗사람이 톡톡 치며 가르쳐 주고 아랫사람이 그것을 본받아 배우는 것을 형상화한 글자이다. 교(敎)자의 자의(字義)를 놓고 볼 때 교육(敎育)은 ‘상소시(上所施) 하소효야(下所效也)’를 본질로 한다. 그러므로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려면 교사의 자질과 가르침이 탁월해야 해야 하며[상소시(上所施) 영역] 배우는 사람이 강렬한 학습의욕을 가지고 가르침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하소효야(下所效也) 영역]. 이 두 가지가 합쳐져야만 성공적인 교육이 가능하다.

 

두 영역을 구분하여 살펴보면, ‘상소시(上所施)’의 경우 먼저 교사가 교사로서의 품성(稟性)과 자질(資質), 가르치는 교과목(敎科目)에 대한 풍부한 지식(知識), 그것을 효과적으로 학생들에게 가르칠 수 있는 탁월한 교수법(敎授法) 이 세 가지를 지니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 영역은 우리 함양인들이 개입하여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교원 양성대학이 학생 선발과 교육과정을 통해 제대로 된 예비교사로 길러주고, 국가가 교원임용고사를 통해 좋은 교사를 선발하고 연수활동을 통해 교직생활 내내 지속적으로 길러주어야 할 영역이다. 우리 함양지역에 배속되어 오는 교사들의 자질과 역량, 교수능력은 복불복(福不福)이다. 우리 함양인들이 좌우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우리 함양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함양에 배치된 교사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더 열심히 하도록 격려하고 성원하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

 

교육의 다른 한 부분인 ‘하소효야(下所效也)’는 우리 함양인들이 좌우할 수 있는 영역이다. 선생님의 가르침을 학생이 학습의욕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느냐 흘려듣느냐 하는 것은 학생에게 달려 있다. 인간관계론이나 행정학에서는 권력(權力) 또는 권한(權限)과 권위(權威)를 구분하여 사용하는데 받아들이는 쪽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자신의 메시지를 받아들이도록 강제할 수 있는 힘을 권력 또는 권한이라 하고 받아들이는 쪽이 상대방의 메시지를 자발적으로 받아들이게 만드는 힘을 권위라고 정의한다. 교사(敎師)의 권위(權威)는 학생이 교사의 가르침을 자발적, 적극적으로 수용하게 만드는 힘이다. 그러므로 교육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지려면 교사의 권위가 먼저 확보되어야 한다.

 

교사의 권위가 확보되려면 교사 자신의 자질과 능력, 국가의 법적•제도적 보장, 교사를 존중하는 사회적 풍토가 있어야 한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교사 자신의 자질과 능력, 국가의 법적•제도적 보장은 우리 함양인들이 좌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사회적 풍토만은 우리 함양 사회가, 우리 함양인들이 함께 노력하면 조성할 수 있는 것이다.

 

수십 년 전 교직 생활 초기에 어느 장관 댁에 선생님이 가정방문을 갔더니 장관이 자식 보는 앞에서 젊은 담임 선생님께 엎드려 절을 하더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아마도 그 장관은 ‘지요막여교자(至要莫如敎子-자식을 가르치는 일만큼 지극히 중요한 일은 없다)’라는 성현의 말씀을 알고 자식을 바르게 가르치고자 그렇게 했을 것이다. 장관인 아버지가 젊은 교사를 존중하는 그런 모습을 본 장관의 자식이 어찌 선생님을 경시할 것이며 선생님의 가르침을 귀 흘려듣겠는가.

 

교사의 권위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사회적 풍토는 우리 함양인이 마음 모아 조성해야 할 과업이다. 교육의 성패가 우리 함양의 미래 성패의 관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 필자가 함양 사회에서 보고 느낀 바로는 함양의 미래를 교육과 관련지어 생각하면서 교사의 권위를 세워주려는 사회적 노력이나 인식은 부족했다.

 

교육의 성패를 가름하는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가 바로 교사의 권위 확보와 교권 보호이기 때문에 나라에서는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까지 만들어 시행하고 있다. ‘교원에 대한 예우’를 규정하고 있는 이 특별법 제2조 ③항은 “국가, 지방자치단체, 그 밖의 공공단체는 그가 주관하는 행사 등에서 교원을 우대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함양교육지원청의 교육장은 함양의 교육을 총괄하는 교육 수장이며 함양지역 교원들을 대표하는 사람이다. 우리 군에서 행해지는 행사에서 교육장이 특별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바와 같이 우대되고 있었는지 반성해 보자. 교육장이 어떤 외부행사에 임석한다고 하는 것은 전체 학생과 교원을 대표하여 임석하는 것이다. 마땅히 우대되어야 함에도 그렇지 않았다. 참석 인사를 소개할 때 군의회의장이나 경찰서장, 조합장 등등의 사람들을 소개하고 나중에 교육장을 소개하는 것이 예사였다.

 

법의 취지에도 어긋날 뿐만 아니라 효과적 교육활동을 통해 함양의 발전을 도모해야 할 추로지향 함양의 교사 권위 존중 풍토 조성에도 부합되지 않는 일이다. 본인이 대구동부교육지원청 교육장으로 있었을 때 관할 지역에는 수성구, 동구, 중구 3개 구가 있었지만 어떤 구에 가더라도 구청에서 주관하는 행사에 참석하면 항상 구청장 다음에는 교육장을 소개하곤 했다. 앞으로는 함양에서도 교육장이 참석하는 행사에서는 ‘교육을 통한 함양의 발전, 교사 권위 존중 풍토 조성’이라는 목표 의식을 가지고 특별법에 정해진 우대 조항이 확실히 지켜지기를 촉구한다.

 

행사 활동뿐만 아니라 우리 함양의 사회활동 전반에서 교사의 권위를 존중하는 풍토가 조성됨으로써 교사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학생 교육에 임하고 학생들이 교사의 가르침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게 되어 함양의 교육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염원한다. 성공적 미래 함양인 육성은 함양의 가장 확실한 미래 발전 방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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