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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함양 단군성전 건립, 종교적 이해관계 넘어서야...
 
함양신문 기사입력  2020/07/27 [09:31] ⓒ 함양신문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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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군 노인들 모임 중에 함양 단군성전 건립에 공을 들이고 애를 태우는 단체가 있다. 임창호 전 군수 시절부터 추진해 왔던 일이지만, 반대하는 종교단체가 있어서 그동안 답보상태로 내려왔다.

 

수천 년 동안 이어져 왔던 우리나라의 미풍양속 중 하나가 조상을 모시는 일이었다. 종교에서도 이를 존중하는 종교가 있고, 반면에 이를 터부시하는 종교도 있다. 그러나 신자들이 따라야 할 교리를 신자가 아닌 남에게 강요하는 데서 여러 문제가 생긴다. 이는 가족 간에도 마찬가지일 텐데, 더 나아가 타 종교를 존중하는 자세를 가지기는커녕 타 종교를 배척하고 자신의 종교만 고집하는 편협함을 보인다면, 이는 사회 갈등과 분란을 일으키는 존재가 되고 만다. 그래서 어떻게 건전한 사회를 기대할 것인가?

 

더구나 신화는 역사가 오래된 민족이나 나라에만 있는 것이며, 미국 같은 신흥국에는 없다. 한 국가나 민족 무의식의 저변에까지 깔린 문화의 바탕이며 리더에 대한 표상(表象)이 섞여 있다. 거기에 그 민족과는 아무 관련이 없었던 특정 종교의 교리를 들이댄다는 것은 그 논리나 배경부터 가당치 않은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렇기에 단군신화는 종교적 관점에서 다룰 게 아니라 수천 년 동안 내려온 문화적 관점에서 바라봐야 맞는 것이다.

 

새로운 신화를 만들기 바쁜 미국은 영화나 드라마, 음악, 신기술 등 모든 장르를 동원하여 어린아이들부터 온 국민에게 신화 심기에 열중하고 있다. 이쯤에서 우리 민족의 정신적 뿌리가 어디서 어느 곳에서부터 계승되어왔는지 인터넷에서 퍼온 글을 소개하니 잠시 머리를 식혀보자.

 

【고조선의 건국 신화에는 우리 민족이 처음 나라를 세울 때의 상황을 짐작하게 하는 여러 가지 이야기가 숨겨져 있으며, 
첫째, 단군이 세운 나라의 이름은 원래 ‘조선’이었다. 그런데 나중에 이성계가 세운 ‘조선’이라는 나라와 구별하기 위해 더 오래된 조선이라는 뜻으로 ‘고(古)조선’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으며, 
둘째, 곰이 사람으로 변했다는 이야기는 실제로 일어난 일이 아니라, 곰을 숭배하는 부족이 호랑이를 숭배하는 부족을 이긴 상황을 간접적으로 알려주는 것으로 전해내려 오고 있으며, 
셋째, 환웅이 바람, 구름, 비를 다스리는 사람들을 데리고 왔다는 내용은 고조선이 농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회였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대목이며, 
농사에서는 기후가 무엇보다도 중요하기 때문에 날씨와 관련된 일을 주관하는 사람이 필요했던 것, 단군신화는 단순히 꾸며진 옛날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민족 최초의 국가가 생겨날 당시의 여러 가지 사회 모습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이야기다】

 

단군성전은 지역별로 대종교나 단군교(檀君敎)처럼 단군을 신앙대상으로 삼는 교단에서 지은 곳도 있다. 또, 단군을 신앙대상으로 삼지 않는 다른 교단에서도 별도로 단군성전을 세운 곳도 많다. 한편으로는 신앙을 초월하여 국조 숭배라는 민족적 ‘뿌리 찾기 의식’에서 개인이나 사회에 의해 단군성전의 설립도 곳곳에서 일어나는 실정이다.

 

특정 종교단체에서 자신들의 교단을 짓는 일에 국가 예산이 쓰여서는 절대 안 될 일이지만, 함양에서는 노인 단체에서 추진하는 일이다. 어떤 종교시설도 아니고 특정 종교에서 지켜야 할 의무사항이나 교리도 없는 시설로서 누구나 접근이 가능한 문화시설이다.

 

자연 이치의 10%도 못 밝힌 과학으로 세상 전체를 재단하려는 것처럼 신화를 대하거나, 어쭙잖은 논리로 신화를 바라보는 우를 범하는 것이야말로 자신과 종교를 스스로 깎아내리는 행동임을 알아야 한다. 따라서 함양의 단군성전 건립 관련 다양한 의견개진은 ‘특정 종교 수준 범위’를 벗어난 지역문화적 차원에서 다뤄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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