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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암 소재우] 수행의 마지막 관문, 현관(玄關)
 
함양신문 기사입력  2020/07/06 [14:27] ⓒ 함양신문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  송암 소재우  본지논설위원 © 함양신문

요즈음 우리나라 주택은 아파트이던 단독 주택이던 현관(玄關)이 있어 외부와 집안을 출입하는 대문 역할을 한다. 전통적 재래식 주택은 대문을 통해 들어가면 집의 대청에 오른다. 우리나라는 일제시대 일본인들이 들어와 일본식 목조(木彫) 주택을 지어 살면서 남향집의 뒤쪽에 현관을 두어 집안으로 출입하였다. 그래서 현관이라는 말이 퍼졌다. 현관이라는 말을 사용한지는 반세기 남짓 되었다. 현관의 의미를 살펴보고 수행과의 관계를 알아보자

 
 우리가 일상에서 쓰는 ‘현관(玄關)’이란 말은 바로 불교에서 비롯된 말이다. 집에 들어설 때 제일 먼저 현관이 나오는데 현관을 지나야 깊숙이 자리 잡은 안방과 부엌에 들어 갈 수 있다. 수행자(修行者)가 사찰에 들어가려면 금강역사 수문장이 지키고 있는 천왕문을 지나야 하는데 이문이 현관이다.

 
 ‘관(關)’이란 말은 일반적으로 불교의 선(禪)에 드는 어귀를 말한다. 즉 깊고 묘한 도인 현<玄>에 들어가는 단서를 말하기도 한다. 그윽한 이치<玄>에 드는 관문(關門)으로 일종의 통과의례와 같은 거라고 할 수 있다. 선(禪)에서는 깨달음의 세계로 나아가기위해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문이다. 흩어지고 분산되어진 망상덩어리의 자신을 하나의 길로〔상대적⇒절대적인 인식〕 접어드는 것이다. 이 절대적인 경지에 들기 위해서는 뼈저린 수행과 힘든 여정의 길을 견뎌야 한다. 관문을 통과해 깨달음의 길로 접어드는 법이니, 어떤 수단으로도 피해갈 수 없다. 세상에 공짜가 없듯이 깨달음의 길도 그만큼의 여정을 격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에 선사나 수행자들은 세 가지 관문을 제자들에게 제시하며, 학인(學人)으로서 공부를 점검하고 참구토록 하였는데 이것이 현관이다. 수행자나 선사들은 마치 관문을 지키고 서 있는 무서운 수문장처럼 이문을 통과하라고 소리치고 있다.

 
 대체로 선사들은 세 가지 단계인 〔삼관(三關)〕을 제시한다. 이해가 안 될지 모르지만 유명한 삼관에는 <무문관>47칙인 도솔종열(兜率從悅)의 도솔삼관, 황룡혜남(黃龍慧南)의 황룡삼관, 고봉원묘(高峰原妙)의 실중삼관(室中三關) 등이 유명하다.

 
 그런데 이런 현관의 관문이 우리 중생(衆生)들의 삶에도 있다고 본다. 그러면 중생들의 삶에는 어떤 관문이 있는가? 불교에서는 인생의 삶에 생노병사(生老病死)의 사고(四苦)를 말한다. 그러니 삶 자체가 고난의 역사이다. 어느 한 개인이든 사연 없는 사람이 없고 어느 누구이든 반드시 겪어야 할 일과 고난이 주어지는 법이다. 즉 어둠의 통로를 거쳐야 자신이 원하는 목적지의 현관에 이른다.

 
 보릿고개의 어머니들은 젊은 시절에 힘 겼게 고난을 겪었고 나이들은 뒤 여유를 갖고 살게 되는 것을 젊은 시절의 고생 덕이라 관조(觀照)한다. ‘인생이 힘들다’고 ’소중한 가족을 잃었다‘고 좌절하거나 포기하는 이들이 있다. 봄부터 비바람과 태풍을 맞으며 이겨야 한 송이 국화꽃이 피어나듯 인생도 고행의 길을 걸어야 현관에 도달 할 수 있다. 고난 없는 인생이 어디 있겠는가? 해탈하기 위한 길에 쓰디쓴 좌절과 힘겨운 관문을 통과해야 하듯이 어떤 시련에도좌절하지 말고 여러 관문을 통과하여 현관문에 도착하면 자신이 얻고자 하는 환희가 그대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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