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가위의 유래
올해는 추석이 일찍 들었다. 1988번째 맞는 음력 8월 대보름인 추석날은 중요한 명절이다. 보릿고개를 어렵게 넘긴 농민들이 고대하던 추수감사절이다. 고향을 떠난 사람이 돌아와 일가친척이 모여 햇곡식으로 음식을 만들어 오곡을 무르익게 한 조상과 천신에 추수감사를 제사하는 명절이기에 그 유래를 알아본다. 세계 어느 나라든지 추수감사 민속명절은 있다. 그러나 그 명절의 유래와 기원이 분명한 경우가 드물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한가위는 동국세시기에도 적혀 있고 삼국사기(三國史記) 신라 3대 유리이사금 9년 조에 다음과 같이 기원이 적혀 있다. ‘봄에 왕은 6부의 이름을 고치고 각각 성(姓)을 주었고 관제를 정해 17관등을 마련했다. (중략) 왕은 6부를 정한 후에 두 패로 나누고 왕녀 두 사람으로 하여금 각각 부내의 여자들을 거느리게 하여 7월 16일부터 날마다 각부의 큰 뜰에 모여 삼베길쌈을 밤늦게까지 하였다. 8월 15일에 이르러 그 삼베의 많고 적음에 따라 진편에서 음식을 만들어 이긴 편에 사례하고 함께 노래와 춤과 온갖 놀이를 하였는데 이를 한가위 또는 가배(嘉排)라’ 이때 진편에서 한 여자가 일어나서 춤을 추면서 탄식하기를 ‘모이소 모이소(會蘇會蘇)’라 하였는데 그 소리가 구슬프면서 아름다워 ‘모이소곡(會蘇曲)’이라 하였다. 처음 한가위를 시작한 해가 서기32년(유리왕9)이므로 올해 1988번째 한가위가 된다. 2. 한가위 풍속
(1) 명절음식과 놀이 : 전통적으로 햅쌀로 송편을 만들고 술을 빚어 추수를 감사하는 뜻에서 제사에 올리고 먹는다. 무를 썰어 넣어 무떡을 만들기도 하며 토란국을 끌이어 먹기도 한다. 또 각 지방마다 다소 다르지만 첫째로 편을 갈라 줄다리기하기, 넓은 마당에 닭 풀어 놓고 닭잡기, 젊은이들의 씨름 대회로 힘겨루기 등이다. (2) 산소벌초 : 계절적으로 장마가 끝나고 백로가 지나서 나무와 풀의 생장이 멈춰 질 때이라 조상의 산소에 풀과 나무를 베고 여름 장마 비에 허물어진 묘지를 보수하는 것을 벌초라 한다. 벌초는 자손의 도리를 다해 자기조상에 보답하는 일이라 생각하고 효도의 의미로 한가위를 즐기는 것이다. (3) 8월의 농점(農占) : 먼저 추석날은 날씨가 좋아야 한다. 날씨가 좋지 않으면 농가에서는 꺼린다. 구름이 끼었을 때 흰 구름이 보리를 널어놓은 것처럼 엷게 널려 있으면 보리 풍년이 들고, 만일 검은 구름이 두껍게 끼어 있으면 보리 흉년이 든다고 한다. 보름달이 맑고 뚜렷해야만 풍년이든다고 농사 점을 치기도 한다. (4) 추석 반보기(中路相逢) : 옛날에는 추석을 전후하여 농촌에서는 반보기(中路相逢)를 하였다. 옛날에는 여자가 시집을 가면 친정가기가 쉽지 않아 친정부모를 보고 싶어 했다. 그러나 항상 바쁜 농촌이라 어렵지만 8월 보름이 되면 곡식이 무르익고 추수하기는 일찍 하여 추석명절에 시간이 나니 며느리를 친정 부모와 만나게 한다. 산촌에 친정이 머니까 추석 전 친정에 연락해 중간지점에 만나자고하여 그날에 며느리와 양쪽 사돈이 만나 안부를 묻고 음식을 나누어먹으며 재미있게 하루를 지내다 온다. 이때 며느리는 친정어머니에게 시댁의 겨울옷을 기워 달라 부탁한다. 오늘 날은 반보기는 없어졌지만 절사 후 친정에 다녀오게 한다. 농가월령가(農家月令歌)에도 “며느리 말미 잡아 / 본집에 근친 갈 제 / 개잡아 삶아 얹고 / 떡고리며 술병이라 / 친정 나들이 부모 만남 / 인간의 큰 정이라.”고 노래했다. 3. 나눔의 추석
금년도는 추석이 일찍 들었고 연휴가 길어 온 나라가 가족상봉을 위해 대이동이 시작된다고 한다. 귀성 길이 괴롭겠지만 가족애의 발현으로 고통을 감수하며 가족사랑을 꽃피우는 기회로 삼았으면 한다. 그러나 여러 이유로 세간의표정이 밝지 않다. 취업난, 고물가, 경기침체, 경제 불안 때문이다. 추석은 코앞인데 체불임금, 시장 구매부족 복지시설 협찬 부족 등이다. 미루어 한가위는 놀기만 하는 명절이 아니라 지방과 중앙의 행정 조직을 동원하여 음지를 찾아 봉사를 하면서 신분을 정파를 초월해 협동하는 기회로 삼아야한다. 옛날 길쌈내기를 하고 진편이 이긴 편에 사례로 대접하는 예의 정신을 일깨워 어려운 이들에게 봉사 하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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