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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립미술관, 지리산둘레길 10주년 기념 《지리산 생활산수 – 이호신》 전시
- 지리산둘레길 10주년 기념...3월 15일부터 5월 16일까지 전시, - 도시 삶에서 잠시 벗어나 자연과 삶의 기운생동을 느껴볼 좋은 기회
 
함양신문 기사입력  2018/03/12 [10:34] ⓒ 함양신문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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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립미술관은 오는 315일부터 516일까지 지리산 생활산수 이호신전시를 개최한다.

미술관 35전시실과 전시홀에서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이호신 화백이 지난 10여 년 간 그린 지리산 진경과 지리산 둘레길 산수화로 구성된다. 더불어 지리산 답사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화첩도 만나볼 수 있다.

보통 산수화라고 하면 자연 풍경을 담은 한국 전통 회화를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이호신 화백은 지리산을 단순한 이미지가 아닌 자연과 인간이 어우러진 하나의 생태계로 이해하기에 그의 산수화는 역사와 시대 정신, 자연의 경외와 다양한 생태, 삶의 둥지와 문화유산을 고스란히 담아낸 그림이다. 전시제목이 지리산 생활산수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마침 올 해는 지리산 둘레길이 열린지 10년이 되는 해다. 지리산 둘레길은 2008생명평화동서화합이라는 나눔과 화해의 정신을 기반으로 지리산 주변 3개 도, 5개 시군, 120여 개 마을을 연결해 조성된 순례길이다.

이호신 화백은 지리산 둘레길을 운영하는 사단법인 숲길 이상윤 이사와 함께 2년 동안 지리산 둘레길 21구간을 직접 걸었다. 그 기간 동안 이호신 화백은 그림을, 이상윤 이사는 글을 적었고, 그 결과물이 얼마 전 지리산둘레길 그림편지라는 책으로 엮여 나왔다.

이번 전시는 바로 이 노력의 결과물인 지리산 둘레길 그림을 원작으로 만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둘레길에는 산과 함께 마을이 있다. 그리고 마을 주민과 둘레길을 걷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그림 속 풍경은 보는 순간 우리의 걸음을 멈추게 하는데, 아마도 자연이 품고 있는 집과 사람 때문일 것이다. 그림 속 마을과 사람은 자연 풍경에 비해 조금 도드라지게 묘사되어 있는데 덕분에 우리는 그림 속에서 이야기를 상상할 수 있게 된다. 그림 하나하나에 숨어 있는 이야기를 찾아 상상해보면 즐거운 전시관람이 될 것이다.

소박한 듯 담백한 둘레길 그림 외에도 백두대간 대표 산으로서 지리산의 웅장함을 맛볼 수 있는 진경 그림도 출품된다. 대형 작품 중심으로 구성된 지리산 진경 역시 자연으로서의 지리산과 역사와 문화유산이 가득한 장소로서의 지리산을 담고 있다.

특히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부감법을 사용해, 보는 이는 자연과 역사 그리고 문화를 한 눈에 담을 수 있다. 그래서일까. 진경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어느새 풍경 속으로 녹아든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둘레길 풍경이든 지리산 진경이든 보는 이로 하여금 시원한 조망을 제공한다. 이는 이호신 화백이 다양한 시점을 한 폭의 그림에 담았기에 가능한 일이다. 우리는 우리가 바라 본 풍경이 하나의 고정된 시점으로 뇌에 기억된다고 믿지만, 실상 우리 뇌에서 만들어진 풍경은 다양한 정보가 재구성된 결과물이다.

이호신 화백은 한 장소에서 오래 머물면서 그 장소를 여러 시점으로 스케치하여, 이를 토대로 풍경을 재구성한다. 따라서 그가 만들어낸 풍경은 우리가 장소를 기억하는 방식으로 재현된 그림이라 할 수 있다. 그의 그림이 직관적으로 우리의 머릿속으로 들어오는 이유를 여기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지리산은 예로부터 영성이 가득한 곳으로 여겨졌기에 민족의 명산으로 불렸다. 고대부터 지금까지 세속에 절망한 사람들이 지리산에서 새로운 생명을 얻게 된다는 말은 특별한 이야기가 아니다. 지리산이 생태적 가치는 물론 역사적 가치와 나아가 종교적 가치가 있다는 것도 지리산 사람들을 만나면 늘 듣게 되는 말이다.

지리산을 생각할 때 자연 환경뿐만 아니라 우리 삶의 근본을 뒤돌아보게 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지리산 생활산수-이호신전시는 그래서 흥미롭다. 자연을 떠올림과 동시에 인문적 상상을 펼쳐 놓는다. 개발, 성공, 부유함을 쫓는 도시 삶에서 잠시 벗어나 자연과 삶의 기운생동을 느껴볼 좋은 기회를 가져보길 바란다.

정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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